[the L] [이재용 선고] "'박근혜-최순실'은 공범…이재용, 경영권 승계 위해 부당한 지원"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삼성그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쪽에 건넨 승마훈련 지원금 72억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다만 당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원금 78억원 전체에 대해 단순뇌물죄 혐의를 적용한 것과 달리 재판부는 이중 차량지원금 등 일부는 뇌물에서 제외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승마훈련 지원은 삼성 측이 박 전 대통령에게 묵시적으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도와달라고 부정한 청탁을 한 데 대한 대가이고, 그 대가는 박 전 대통령의 공모자인 최씨가 받은 돈이라고 판단했다.
승마지원금에 대한 뇌물 여부를 가리는데 핵심 쟁점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범 관계 여부였다. 승마지원금이 뇌물이 되기 위해선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범 관계여야 한다. 승마지원금을 받은 사람은 최씨로, 박 전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얻은 이익은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범관계가 맞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면담 과정에서 승마 지원에 특별히 관심을 보였고 지원이 미흡한 경우 강하게 질책을 하기도 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최씨를 공범으로 인정하면서 최씨가 받은 금품은 곧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금품과 마찬가지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승마 지원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보이면서 지원이 미흡한 경우 강하게 질책하고 임원 교체도 구체적으로 언급했으며 승마지원이 이뤄진 뒤 감사의 뜻을 전한 점, 최씨로부터 삼성의 지원 진행상황을 계속 전달받아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 측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 정씨 등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지난 2014년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승마 지원 요구가 최씨의 딸 정씨와 관련이 있는 것을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측에서 알았을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과 삼성 측이) 실질적으로 최씨에 대한 지원이 곧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금품 공여와 같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본다"며 "세 차례에 이르는 단독 면담과 이에 따라 이뤄진 승마 지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포괄적 승계작업에 관해 박 전 대통령의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거나 직간접적 영향을 행사하는 직무집행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