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에 선 경기]⑦서울 시내 주요 재래시장 상인·자영업자·편의점주 "힘들다" 아우성

#6년차 택시기사 조성태씨(63)는 올해 3월부터 야간근무를 포기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후 5시부터 다음달 오전 5시까지 일하면 평균 25만~27만원을 벌었는데 올해는 평균 20만원으로 감소해서다. 조씨는 "직원을 언제 잘라야할지 고민하는 중소기업 사장과 취업이 어렵다며 하소연하는 대학생을 만날 때면 경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택시손님도 20% 정도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성동구 금호동 금남시장에서 40년 동안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임은정씨(여·63)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감소했다. 임씨는 "예전 같으면 월드컵이 열리면 맥주라도 잘 팔렸는데 올해는 그렇지도 않다"며 "시장 상인들이 더 이상 떠나지 않게 상권을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알아보기 위해 주요 재래시장 상인들과 택시기사, 주택가 편의점 등을 직접 찾았다.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의 상인들과 택시기사, 자영업자들은 굳음 표정으로 '너무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몇 년 째 체감 경기가 바닥을 맴돌면서 경기 상승에 기대감마저 내려놓은 상인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30년 동안 금남시장에서 식당에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판매한 최윤호(68) 대구농산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0% 정도 매출이 떨어졌고 이미 5~6년 전부터 매출이 조금씩 줄어왔다"며 "식당도 2년 하면 대부분 망하는지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사기 위해 찾아오는 자영업자도 수시로 바뀐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 서울시 전체 축산물 유통의 70%를 담당하는 서울시 성동구 마장동에 있는 ‘마장축산물 시장’에는 손님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상점 안에서 틀어놓은 텔레비전 소리가 거리로 새어나올 정도로 거리는 한산했다. 탑차나 오토바이 몇 대만 가끔 지나갈 뿐이었다. 거리에 손님이 끊기면서 시장은 생기를 잃었다.
마장동에서 40년 동안 소고기 도·소매업을 영위해온 최이국씨(61)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이후 타격을 받고 좀처럼 매출이 살아나지 않는다"며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20~30% 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장동에서 소고기 도매업을 하는 조모씨(53)는 "과거에는 기업체에서 단체주문도 많이 들어왔는데 요즘은 거의 없다"며 "지난해 매일 고기를 가져갔던 한 식당도 최근에는 일주일에 2~3번만 올 정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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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편의점과 대학가 식당 상인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최저임금과 임대료가 오르면서 아르바이트를 줄이는 편의점과 식당 상인들이 늘었다.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주현씨(35)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올해 초에 아르바이트를 9명에서 6명으로 줄였다"며 "지난해 말 대비 매출이 10~15% 줄었는데 비용이 계속 상승하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임대료 상승, 경쟁 심화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바닥"이라며 "정부가 정책을 내놓을 때 실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