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 수확기술(energy harvesting)'이 떠오르면서, 정전기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정전기는 전류가 흐르지 않아 치명적인 피해를 주지 않지만, 전압은 수만 볼트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정전기는 고체끼리 접촉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정전기는 액체와 고체가 접촉했을 때도 발생한다. 단, 고체 간 접촉으로 발생하는 정전기보다 그 양이 매우 적다.
이를 감안, 최동휘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이런 한계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고분자 재료 표면에 전하를 안정적으로 삽입하는 기술을 개발, 기존보다 높은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 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IF: 15.548, JCR 상위 3.7%) 온라인 최신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Monocharged Electret Based Liquid-Solid Interacting Triboelectric Nanogenerator for its Boosted Electrical Output Performance)
특히 제1저자로 참여한 장순민(기계공학과 석사 1기) 학생이 학부연구생 시절부터 대학원 진학 이후까지 진행한 연구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번 연구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박성제 교수, 라문우 교수 연구팀과 공동 진행했다.
정전기는 물방울이 에너지 수확소자에 닿아 움직이면 발생하고, 에너지가 모인다. 기존에 수확소자 표면에 작은 돌기를 만들어 에너지를 높일 수 있는 연구 결과는 많았지만, 돌기 제작이 어렵고 투명하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 교수 연구팀은 표면 구조의 변화, 즉 돌기 형성보다 임의로 전하를 삽입하면 에너지가 높아질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한 번도 보고된 적 없을 정도로 굉장히 높은 에너지가 측정됐다. 이를 통해 투명하고 쉽게 휘어질 수 있는 에너지 수확장치 혹은 자가 발전 센서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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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수확은 에너지양의 증가다. 최 교수 연구팀이 바닷물과 비슷한 농도의 용액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LED 디스플레이를 켤 수 있을 만큼 에너지가 모였다. 따라서 주변에 있는 물도 에너지 수확장치로 활용가능하다.
최 교수는 "전하를 삽입하는 것 자체가 새롭지 않고, 만드는 공정도 어렵지 않다. 이미 널리 쓰이고 산업체에서 활용하고 있는 공정인 만큼, 실용성이 높다"며 "일반 고분자 필름과 같은 소재가 있을 때 기존의 기술을 이용해 높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 활용 방안도 다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1저자로 참여한 장순민 학생은 "교수님이 수업 때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 기존에 있는 방법으로 고기능성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했다. 이는 연구를 결심하게 된 계기"라며 "이번 연구도 기존 재료와 방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정전기를 만드는 여건만 마련된다면, 충분히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저비용·고효율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