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폭력방지법엔 2차 피해 처벌규정 없다…여가부, 지침 만든다

여성폭력방지법엔 2차 피해 처벌규정 없다…여가부, 지침 만든다

김지훈 기자
2020.07.21 05:10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전직 비서 A씨를 둘러싼 2차 피해 논란이 고조된다. 여성가족부는 2차 피해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침묵도 부적절 ?
여성폭력방지기본법(제3조제3호) 상 2차 피해 규정
여성폭력방지기본법(제3조제3호) 상 2차 피해 규정

A씨의 법률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는 특정인들만 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2차 가해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얼마나 침묵하는지도 2차 가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고인에 대한 서울특별시장 결정과 관련 "서울특별시 주관의 장례는 그 자체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최근 입장문에서 "피해 사실을 알려고 하거나 신상털기를 하는 등 2차 가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차 피해와 관련된 법은 여성가족부 소관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다. 여성폭력 피해자가 사건처리 및 회복의 전 과정에서 입는 정신적·신체적·경제적 피해를 비롯한 광범위한 피해가 2차 피해다.

여기엔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그 밖에 정신적ㆍ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로 인한 피해(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행위로 인한 피해를 포함) △사용자(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그 밖에 사업주를 위하여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는 자를 말한다)로부터 폭력 피해 신고 등을 이유로 입은 불이익 조치 등이 들어간다. 불이익 조치엔 파면, 해임, 해고, 징계, 정직, 감봉, 강등, 승진 제한 등이 망라됐다.

2차 가해자, 형법 등 타법령상 기준 부합해야 처벌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2020.07.13. 시사저널 최준필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2020.07.13. 시사저널 최준필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여가부는 2차 가해로 지목된 각종 행위가 실제 위법 행위인지는 개별적인 법 해석이 필요한 문제란 입장이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상엔 관련 처벌 규정이 없다. 여성폭력 피해자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나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처럼 형법 등 타 법령상 규정된 위법 행위에 따른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만 행위자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법조계는 일반 시민이 피해자에 대해 명확한 지지 의사를 표하지 않고 침묵하는 수준의 행위는 2차 피해 유발행위로 보기 어렵단 시각이다.

신민영 변호사(법무법인 예현)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선언적 의미에서 법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피해자 보호가 정말 중요하지만 토론·공적 논의까지 막을 수 있는 상황이 돼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존 명예훼손이나 모욕 죄 적용 등 관련 법 체계 하에서 2차 피해 대처는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가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2차 피해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만들 예정이다. 서울시에 대해 성희롱 방지 조치에 대한 점검도 실시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생전 모습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장 관사 인근 주택 4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찍혀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0.07.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생전 모습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장 관사 인근 주택 4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찍혀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0.07.1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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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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