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작가인 기안84(김희민)의 '복학왕'에 대한 여성혐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해당 웹툰의 연재를 중단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9만명의 동의를 얻은 가운데 기안84와 그의 작품에 대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작품은 기안84가 지난 11일 네이버 웹툰에서 공개한 '복학왕' 304화다. 이 회차에서 한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봉지은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회식 자리에서 배 위에 큰 조개를 얹은 뒤 내리친다.
이를 본 팀장은 "이제 오는가. 인재여"라고 감탄하며 봉지은을 정직원으로 채용한다. 이후 팀장은 "내 나이가 40인데 아직 장가도 못 갔다"며 봉지은과 자신이 사귀는 사이라고 말한다.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 우기명은 팀장에게 "(봉지은과) 잤냐"고 묻는다.
일부 독자들은 이에 대해 기안84가 봉지은이 채용된 이유가 남성 상사와 성관계를 맺었기 때문인 것처럼 그려 여성혐오적 시각을 나타냈다며 비판했다. 작품 중 '조개'가 여성 성기를 암시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안84는 논란이 커지자 수습에 나섰다. 그는 지난 12일 오후 문제가 된 장면을 봉지은이 벽돌로 식탁 위 대게를 내려치는 장면으로 바꿨다. 또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냈다.
그는 사과문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며 이런 사회를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했다"며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불쾌감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기안84의 사과문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누리꾼들은 "귀여움으로 취직하는 사회를 풍자한다니 현실을 알긴 아는 건가" "풍자하고 싶으면 상사를 꼬집어서 풍자했어야 한다" "사과문인가 변명문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과거 기안84가 장애인 비하 논란, 이주노동자 비하 논란 등에 휩싸였던 것을 지적하며 "37세 억대연봉 스타작가의 미숙함을 '철없음'으로 용인해주니 반복되는 일"이라며 "방송, 웹툰에서 하차해야 한다. 철없는 실수라는 건 통용되지 않는 말"이라고 밝혔다.

기안84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작품에 대한 문제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 누리꾼들은 창작물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이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작가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남의 창작물을 무슨 근거로 연재 중지하라는 것인가" "자기가 불편하다고 남의 상상의 자유를 막으려 하는 건가. 안 읽고 싶은 사람은 안 읽으면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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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영화나 드라마보다 유독 웹툰에 대한 잣대가 엄격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영화에서는 살인 등의 더한 범죄도 저지른다. 만화는 그냥 만화로 봐야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다른 누리꾼은 불륜을 비롯한 부부간의 갈등을 담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들며 "이런 게 불편하면 '부부의 세계'는 어떻게 보나"라며 기안84에 대한 비판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신을 학교 강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표현의 자유지만 초등학교 저학년도 네이버 웹툰을 보면서 웹툰작가의 꿈을 키운다"라며 "아직 판단력이 서툰 아동들이 TV만 틀면 나오는 유명 웹툰작가의 생각까지 닮아갈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