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사과에도 여혐 논란 ing…일각에선 "부부의 세계는 왜 보나"

기안84 사과에도 여혐 논란 ing…일각에선 "부부의 세계는 왜 보나"

박수현 기자
2020.08.14 15:02
웹툰작가 '기안84'(왼쪽), 웹툰 '복학왕' 304회. /사진=뉴시스, 네이버 웹툰
웹툰작가 '기안84'(왼쪽), 웹툰 '복학왕' 304회. /사진=뉴시스, 네이버 웹툰

웹툰 작가인 기안84(김희민)의 '복학왕'에 대한 여성혐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해당 웹툰의 연재를 중단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9만명의 동의를 얻은 가운데 기안84와 그의 작품에 대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작품은 기안84가 지난 11일 네이버 웹툰에서 공개한 '복학왕' 304화다. 이 회차에서 한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봉지은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회식 자리에서 배 위에 큰 조개를 얹은 뒤 내리친다.

이를 본 팀장은 "이제 오는가. 인재여"라고 감탄하며 봉지은을 정직원으로 채용한다. 이후 팀장은 "내 나이가 40인데 아직 장가도 못 갔다"며 봉지은과 자신이 사귀는 사이라고 말한다.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 우기명은 팀장에게 "(봉지은과) 잤냐"고 묻는다.

일부 독자들은 이에 대해 기안84가 봉지은이 채용된 이유가 남성 상사와 성관계를 맺었기 때문인 것처럼 그려 여성혐오적 시각을 나타냈다며 비판했다. 작품 중 '조개'가 여성 성기를 암시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안84의 사과에도 계속되는 논란…싸늘한 누리꾼 반응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기안84는 논란이 커지자 수습에 나섰다. 그는 지난 12일 오후 문제가 된 장면을 봉지은이 벽돌로 식탁 위 대게를 내려치는 장면으로 바꿨다. 또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냈다.

그는 사과문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며 이런 사회를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했다"며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불쾌감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기안84의 사과문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누리꾼들은 "귀여움으로 취직하는 사회를 풍자한다니 현실을 알긴 아는 건가" "풍자하고 싶으면 상사를 꼬집어서 풍자했어야 한다" "사과문인가 변명문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과거 기안84가 장애인 비하 논란, 이주노동자 비하 논란 등에 휩싸였던 것을 지적하며 "37세 억대연봉 스타작가의 미숙함을 '철없음'으로 용인해주니 반복되는 일"이라며 "방송, 웹툰에서 하차해야 한다. 철없는 실수라는 건 통용되지 않는 말"이라고 밝혔다.

다른 편에서는 '표현의 자유' '영화는 더 하다'는 의견도
(서울=뉴스1) MBC'나 혼자 산다' 출연진들이 지난해 12월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2019 MBC 방송연예대상’에 참석한 모습. 2019.11.29/뉴스1
(서울=뉴스1) MBC'나 혼자 산다' 출연진들이 지난해 12월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2019 MBC 방송연예대상’에 참석한 모습. 2019.11.29/뉴스1

기안84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작품에 대한 문제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 누리꾼들은 창작물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이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작가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남의 창작물을 무슨 근거로 연재 중지하라는 것인가" "자기가 불편하다고 남의 상상의 자유를 막으려 하는 건가. 안 읽고 싶은 사람은 안 읽으면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영화나 드라마보다 유독 웹툰에 대한 잣대가 엄격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영화에서는 살인 등의 더한 범죄도 저지른다. 만화는 그냥 만화로 봐야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다른 누리꾼은 불륜을 비롯한 부부간의 갈등을 담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들며 "이런 게 불편하면 '부부의 세계'는 어떻게 보나"라며 기안84에 대한 비판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신을 학교 강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표현의 자유지만 초등학교 저학년도 네이버 웹툰을 보면서 웹툰작가의 꿈을 키운다"라며 "아직 판단력이 서툰 아동들이 TV만 틀면 나오는 유명 웹툰작가의 생각까지 닮아갈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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