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에게 보여준 '동성애 위험' 영상,, 아동학대일까

초등학생에게 보여준 '동성애 위험' 영상,, 아동학대일까

오문영 기자
2020.08.16 05:00

[친절한판례씨]

초등학생들에게 '동성애가 위험하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여준 행위는 아동학대에 해당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법원은 이를 '정서적 학대행위'로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와 B씨는 대구 소재 어린이집의 부원장과 원감이다. 이들은 2017년 6월 어린이집에 봉사활동을 나온 초등학생들에게 동성애와 에이즈의 위험성을 설명하는 30분가량의 유튜브 동영상을 보여줬다. 사전 통보는 없었다. 영상에는 동성애자와 동물성애자, 시체성애자에 대한 설명과 사진 등이 담겼다.

아동복지법 17조(금지행위)에 따르면 누구든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학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A씨 등은 "해당 동영상이 동성애와 에이즈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며 "교육 목적으로 피해 아동들에게 영상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 아동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초등학생들에게 동영상을 보여 준 행위가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사전교육과 보호자가 동석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동영상에는) 동성애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사진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성행위 방법까지 제시됐다"며 "피해 아동들은 동영상에 의해 받을 수 있는 정신적 충격이나 불안감을 대비하기 위해 사전지식을 습득하는 등의 준비를 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피해 아동들은 동영상 시청에 대해 거부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 동성애와 에이즈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보호자 없이 해당 동영상을 시청하게 됐다"면서 "피고인들의 주장처럼 교육적 순가능 역할을 했다고 보긴 어렵다. 반면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될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씨 등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오문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문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