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 7개, 자격증 12개'…정년 앞둔 공무원의 소신 "변화와 포기"

'학위 7개, 자격증 12개'…정년 앞둔 공무원의 소신 "변화와 포기"

정현수 기자
2021.11.02 19:00

[인터뷰]이상복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출입관리팀장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한 이상복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출입관리팀장의 모습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한 이상복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출입관리팀장의 모습

지난달 24일 세종시보디빌딩협회에서 주최한 피트니스선수권대회가 열렸다. 3년 전부터 대회를 준비해왔던 이상복(59)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출입관리팀장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는 마스터즈 분야 3위. 정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공무원이 입상한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지만, 이번 수상 소식은 자기계발을 위해 평생을 노력해온 그의 이야기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이 팀장은 육군3사관학교 출신이다. 1984년부터 23년 동안 군인으로 살았다. 군인으로서 족적도 남겼다. 1992년 이 팀장이 중대장으로 근무하던 지역인 비무장지대(DMZ)의 은하계곡에 무장간첩 3명이 침투했다. 이른바 '은하계곡 작전'에서 침투한 간첩 3명은 모두 사살됐다. 이 팀장은 화랑무궁훈장을 받았다. 공부하는 군인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군 복무 중 국제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7년 소령으로 전역한 이 팀장은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근무했다. 이 때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팀장은 "상담업무였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출 필요가 있어 상담심리학 학사를 땄다"고 말했다. 지금의 직장인 청사관리본부로 온 건 2008년이다. 주어진 업무는 방호업무, 역시나 전문지식의 필요성을 느꼈고 경찰행정학 학사 학위에 도전해 성공했다.

이 팀장은 사회복지사, 재난무선통신사, 응급처치강사, 소방안전관리사 등 12개의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업무와 관련된 자격증이다. 상담 근무를 위해, 그리고 청사관리를 위해 자격증을 땄다. 이 팀장은 "학위와 자격증 등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친구들과 어울리고 술 먹는 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변화를 위해선 포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상복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출입관리팀장
이상복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출입관리팀장

이 팀장의 자기계발에서 건강도 빼놓을 수 없다. 원래 운동을 좋아했다고 한다. 태권도 4단에 각종 운동을 즐겼다. 피트니스에 관심을 가진 건 청사관리본부에서 근무할 때부터다. 운동은 점심시간 등 '짜투리 시간'을 활용했다. 바나나와 계란 등 간단한 도시락을 싸서 점심을 해결하고 운동에 전념했다. 그렇게 보낸 시간만 7~8년이다.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이 팀장은 '인생 2막'을 준비 중이다. 인생 2막의 테마는 건강이다. 이 팀장은 "정년 이후에는 봉사하는 생각으로 건강과 관련한 강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군 시절 취득했던 사회복지학 학사와 연계해 사회복지학 석사를 땄고, 체육교육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사 과정은 논문만 남겨뒀다. 이 팀장의 이력서에 담긴 학위는 4개의 학사 학위, 2개의 석사 학위, 1개의 박사 과정이다.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인생은 군 시절 경험과 맞물린다. 장교들은 계급정년의 적용을 받는다. 진급을 하지 못하면 이른 나이에 사회로 나와야 한다. 소령만 하더라도 계급정년이 45세다. 불확실한 미래에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그 흔한 골프 한번 치지 않았고, 건강을 관리하고, 학업에 매진했던 이유다. 그는 정년 직전 모든 공무원이 활용하는 공로연수를 올해 갈 수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근무지에 남았다.

이 팀장은 "나이 때문에 못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를 위해 자기계발과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며 "공무원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를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남는 시간을 잘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