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근로기준법에 위배…본사 앞서 '사업종료 철회' 투쟁
2018년 신동환 대표 취임 뒤 적자, 부실경영 책임 전가 주장도

푸르밀 오너 일가의 돌연 해고 통보에 노조와 낙농가, 화물차 기사들이 연대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 노조와 푸르밀에 원유를 납유하는 낙농가, 푸르밀 제품을 운반하던 화물차 기사들이 조만간 집단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전날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둘째 아들인 신동환 푸르밀 대표가 다음 달 30일자로 사업 종료와 전 임직원 정리 해고를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회사에 정직원 350여명과 협력업체 50여명, 푸르밀에 납유하는 낙농가 50여가구, 제품을 운반하는 화물차 기사들 100여명 등의 목숨이 달려 있다"며 "갑작스런 사업 종료는 각 가정의 식구들까지 합해 몇천 명이 이 겨울에 그냥 나가 죽으란 얘기"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성실하게 직원들과 협의하면서 대책을 마련하고 직원들에게도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직원들, 낙농가, 화물차 기사들이 서울 본사 앞까지 상경해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집단 시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회사가 단체협약을 지키지 않았고 부당해고를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근로기준법(24조 3항)에 따라 50일 전까지 해고를 통보해야 하나 그렇지 않았고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 21조에 따르면 해고 관련 60일 전 조합과 협의하기로 돼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경영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2018년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체제로 바뀐 뒤부터 회사가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며 "오너 일가의 부실 경영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르밀은 2018년 신동환 대표가 취임한 뒤로 적자에 허덕였다.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으로 적자폭이 매년 커졌다. 김 위원장은 "신준호 회장이 올 초 퇴사하면서 수십억원의 퇴직금을 받았는데 그 뒤로도 회사에 계속 출근하면서 업무보고를 받고 지시도 했다"며 "직원들을 내보내도 오너 일가는 손해 보지 않는 구조인데 이 모든 것들이 다 계획된 수순이었던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하는 범 롯데가 유제품 기업 푸르밀은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며 푸르밀로 사명을 바꿨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지난해 말 공동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아들 신동환 대표가 단독 대표를 맡아 왔다. 지난해 말 기준 푸르밀의 최대주주는 지분 60%를 지닌 신준호 회장이다. 10%는 신 대표가 보유하고 있다. 푸르밀 자사주 지분율 3.5%, 우리사주조합 지분율 6.5%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이 모두 오너 일가 소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