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버스·지하철 '마스크 해방'에도 시민들 "습관돼 그냥 써"

[르포]버스·지하철 '마스크 해방'에도 시민들 "습관돼 그냥 써"

최지은 기자, 김지성 기자
2023.03.20 15:09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완화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2020년 10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2023.3.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완화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2020년 10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2023.3.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일 오전 7시20분 광화문으로 가는 606번 버스. 출근길 버스 안은 발 디딜 틈 없이 승객들로 가득했지만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후 30여분간 마스크를 벗고 버스에 오른 승객은 두 명뿐이었다.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부터 지하철, 버스, 철도, 항공기 등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시작된 2020년 10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면서 병원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어디에서나 마스크를 쓴 시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오히려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을 찾아보기가 더 어려웠다. 오랜 기간 마스크를 써온 탓에 마스크 착용이 일종의 습관처럼 굳은 데다 감염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령층 등 고위험군이나 어린아이가 집에 있는 경우 마스크 착용을 계속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광화문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를 기다리던 임모씨(72)는 "2년반 동안 일상이 돼 이젠 불편하지 않다"며 "나이가 들다 보니 코로나19도, 감기도 조심해야 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현성씨(50대)는 "아이가 고3이라 조심해야 해서 마스크를 쓰려고 한다"며 "불편하긴 하지만 내가 걸리면 다른 사람도 감염될 수 있으니 조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5살 된 딸을 키우는 황모씨(32)도 "실내 마스크 해제 조치 이후에도 유치원과 버스에서 아이들이 마스크를 써왔다"며 "아이들이 어리고 아직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라 유치원에서도 반 이상은 여전히 쓰고 왔더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대다수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20일부터 대중교통 수단의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조정된다"며 "특히 출퇴근 등 혼잡시간대 이용 시에는 적극 권고된다"고 말했다. 2023.3.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대다수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20일부터 대중교통 수단의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조정된다"며 "특히 출퇴근 등 혼잡시간대 이용 시에는 적극 권고된다"고 말했다. 2023.3.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제 마스크 관련 규제가 완전히 해제되더라도 마스크를 벗지 않겠다는 시민들이 대다수였다. 한국 갤럽이 지난 1월31일부터 사흘간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1%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겠다'고 답했다. '착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6%에 그쳤다.

반면 이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어 후련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만난 대학생 인유진씨(23)는 "이동시간이 1시간30분이라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기 불편했는데 이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씨(31)도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마스크를 쓰겠지만 이제 날씨도 더워질 테니 벗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는 사라졌지만 권고는 여전하다며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의 의무 해제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 미착용시 불이익을 주는 의무 조치가 해제된 것이고 권고는 남아 있다"며 "'안 써도 된다'가 아닌 '가급적 쓰라'는 의미를 시민들이 정확히 이해하고 마스크를 여전히 착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 걸린 적 있는 사람이 많다 보니 방역을 완화해도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을 환경이 된 것"이라며 "다만 중환자나 사망자 수가 (일정 수준에서) 더 줄고 있지는 않아 고위험군이 많은 병원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 해제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방역당국은 지난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해제했지만 대중교통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해 감염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제외했다. 그러다 최근 코로나19 감소세가 이어지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했다.

다만 약국과 병원 등 의료기관,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 증진시설, 입소형 장애인 복지 시설 등 감염 취약 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 방침을 유지했다. 확진자와 감염취약자의 동선이 겹치기 때문에 코로나19 노출 위험이 남아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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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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