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 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배우자의 채무를 함께 부담해야 할까.
이혼을 앞두고 있다는 A씨는 1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남편 B씨와의 재산 분할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결혼 정보 회사를 통해 B씨를 만났다. B씨는 결혼 이후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자 직장까지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투자에 집중했다.
하지만 최근 투자에 실패하면서 손해를 보기 시작했다. 빚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고, 두 사람은 진지하게 이혼 얘기를 나눴다.
문제는 재산 분할에 대한 입장 차이가 컸다는 것이다. 이들은 협의 이혼이 불가하다고 판단했고, A씨는 머지않아 B씨로부터 이혼 소장을 받았다. 그런데 A씨는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B씨에게 숨겨진 빚이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남편이 몇 년 전에 생활비로 쓰려고 자기 형제들에게 돈을 빌렸더라. 이혼 소송을 제기하기 직전에도 대출받아 전기차를 구매했다"며 "저는 채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남편의 빚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냐"고 조언을 구했다.
이준헌 변호사는 "채무가 재산분할 대상에 들어가는지는 왜 빚을 졌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생활비를 위해 대출받았거나 공동재산 형성에 따른 채무는 재산분할 대상"이라며 "이를 고려해서 재산분할 비율이나 액수를 정한다. 재산들의 가액을 모두 더한 뒤 채무액을 빼고 남는 순재산을 기여도에 따라 나눈다"고 설명했다.
순재산이 없을 경우에 대해서는 "법원이 과거에는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없다고 봤다"며 "하지만 2013년 대법원이 '채무가 재산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있다'고 견해를 바꿨다. 혼인 중에 형성한 재산을 이혼할 때 청산하도록 하는 제도의 취지에 맞고, 부부 사이의 실질적 공평에도 부합한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A씨가 인지하지 못했던 B씨의 채무에 대해 "B씨가 이혼 소송을 제기하기 직전에 상의 없이 전기차를 구매하려고 실행한 대출 채무는 일상 가사에 관한 채무로 보기 어렵다"며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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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가 형제들에게 빌린 돈에 대해서는 "일상 가사에 관한 채무라서 함께 부담해야 하는 걸로 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법원이 이를 재산분할 대상으로 본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가족 간 금전 거래는 차용증도 쓰지 않고, 이자를 지급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상환일도 정해져 있지 않다. 금전 거래 내역이 있다고 해도 채무인지, 가족 간 증여인지 확실하게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혼 소송이 시작되고 재산을 은닉해도 금융거래를 조회하기 때문에 다 드러난다"며 "재산 처분 행위가 상대방의 재산분할 청구권에 대한 사해 행위(채무자가 고의로 재산을 줄여서 채권자가 충분한 변제를 받지 못하게 하는 행위)로 인정될 경우 민법에 따라 처분 행위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