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프로보다 '리뷰'에 더 열광하는 MZ…"대신 욕해주니 시원"

연애 프로보다 '리뷰'에 더 열광하는 MZ…"대신 욕해주니 시원"

김지성 기자
2024.04.09 08:00
유튜브 '하말넘많'에서 '환승연애3' 17화를 분석해 강의 형태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하말넘많' 캡
유튜브 '하말넘많'에서 '환승연애3' 17화를 분석해 강의 형태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하말넘많' 캡

#직장인 김모씨(30)의 주말은 이른바 '연프'(연애 프로그램)로 빼곡하다. 매주 금요일 방영되는 '환승연애3'를 보고 이 프로그램에 대한 리액션 영상까지 봐야 해서다. 김씨는 "연프는 리액션까지 봐줘야 다 봤다고 할 수 있다"며 "본 방송 외 리액션 3개는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환승연애', '나는솔로', '연애남매' 등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인 가운데 이들 프로그램을 리뷰하는 콘텐츠가 덩달아 주목받는다. 전문가들은 자신과 타인의 공통점을 찾는 동종 선호 심리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9일 방송가에 따르면 연애 프로그램을 해설하고 평가하는 리액션 콘텐츠가 유튜브 등에서 화제다. 연애 프로그램을 보는 젊은 층은 본 프로그램에 더해 리액션 영상까지를 하나의 프로그램처럼 소비하고 있다.

리뷰 영상 종류도 다양하다. 유튜브 '하말넘많' 채널은 지난 2월부터 강의 형태로 '환승연애3'를 리뷰하고 있다. 인터넷 강의에 등장할 법한 칠판에 주요 내용을 판서하며 설명한다. 영상 제목도 '입문 특강', '심리 분석' 등으로 강의 형태를 띤다.

보다 편한 형식으로 '먹방'(먹는 방송)을 더해 유튜버의 리액션을 담은 영상도 있다. '환승연애' 등 시리즈 프로그램인 경우 전 출연자가 직접 등장해 리뷰하기도 한다.

유튜버들은 출연자에게 감정을 이입해 공감하기도, 때론 시청자로서 출연자의 행동에 대해 시원하게 욕을 하기도 한다. 제작진의 상황 설정에 아쉬움을 표하며 대안을 제시할 때도 있다.

이에 온라인상 의견 교환이 익숙한 MZ세대는 리뷰 영상 댓글을 통해 공감하고 토론한다. 가령 "흐리게 느껴지던 걸 또렷하게 말해주니 속이 시원하다", "출연자 행동이 이해 안 됐는데 리뷰를 보니 알겠다"는 식이다.

'환승연애3' 리뷰하는 유튜브 채널 '찰스엔터'. /사진=유튜브 캡처
'환승연애3' 리뷰하는 유튜브 채널 '찰스엔터'. /사진=유튜브 캡처

젊은 층이 리뷰 영상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감'이다. 출연자의 행동을 보고 든 생각이 자신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점에서 지지와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김모씨(29)는 "혼자 OTT로 연프를 볼 때 든 생각이나 웃음 포인트를 유튜버가 찍어서 말해줄 때 공감이 된다"며 "다른 사람들이 사랑과 연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어 나의 연애를 돌아볼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기 일산에 사는 한모씨(31)는 "연프는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보는 게 훨씬 재미있어서 연남동에 숙소를 잡고 모여서 본 적도 있다"며 "매번 이렇게 할 수는 없으니 리뷰 영상으로 공감받고 가끔 이해 안 되는 출연진 행동에 대해 같이 욕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애 프로그램 방영 시간이 길어지면서 본 프로그램 대신 리뷰 영상만을 소비하는 시청자도 있다. 최근 방영된 '환승연애3' 18화 방영 시간은 2시간39분, '연애남매' 6화는 2시간36분이다.

한씨는 "한 회당 2시간이 넘고 리뷰 영상까지 다 보면 3시간이 넘어 주말이 사라진다"며 "오히려 본 프로그램은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과 재미가 떨어지는데 리뷰 영상은 여전히 재미있어서 '하말넘많', '찰스엔터' 등 리액션 영상을 챙겨본다"고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유튜버나 BJ는 연예인이나 연애 프로그램 출연자보다 현실에 가까우니 동일시 효과를 느낄 수 있다"며 "'이 사람도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구나' 하며 지지받는 느낌을 받는 등 동종 선호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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