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에서 여성의 머리카락 냄새를 킁킁거리며 맡는 식으로 성추행하던 40대 일본 남성이 40만엔(한화 약 37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에 일본 내에서 이 같은 방식의 '만지지 않는 성추행'에 대한 논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48세의 한 남성은 일본 교토의 기차 안에서 한 여고생의 뒤에 붙어 머리카락 냄새를 반복적으로 킁킁대면서 맡은 행동으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10월 교토 지방법원에서 약식 기소와 함께 40만엔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이 남성이 과거에도 10대 소녀와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이 같은 성희롱을 한 적이 있다고 판단했다. 남성은 경찰에 "후회한다"면서도 "내 행동이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현지 방송인 간사이 텔레비전은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내 '만지지 않는 성추행'으로 생각보다 많은 피해자가 고통받고 있었다.

간사이 TV가 최근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명 중 1명이 '만지지 않는 성추행'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피해 형태는 다양했다. 머리카락 냄새나 향수 냄새를 맡으려 밀착하거나, 바람을 불거나, 뚫어져라 쳐다보거나, 휴대폰 데이터 공유 기능을 이용해 부적절한 메시지나 이미지를 보내는 것, 피해자만 알아들을 정도로 속삭이는 것 등이었다.
이 같은 일을 다수 여성이 겪었지만, 대부분 신고하기 애매해 알리지 않았다고도 답변했다.
간사이 TV의 보도 이후 '만지지 않는 성추행'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재가열됐다. 한 누리꾼은 "유럽이나 미국에 있을 때보다 (일본에서) 기차를 탈 때 더 떨린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성추행범은 추악하다"며 "많은 사람이 어떤 일을 당하면 소란을 피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같은 일을 당하는 장소가 대개 지하철이나 기차 객실 내부인만큼, 여성 전용 객차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보는 시각에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여성을 쳐다봤다는 이유만으로 '치한'으로 낙인찍히는 것은 지나치다", "언젠가는 여자 근처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남자가 범죄자 취급을 받을 것" 등의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