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서구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7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모(44)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다만 피해자를 살해하고자 계획·준비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양형 변론만 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범행 당일) 피고인이 피해자를 본인 주거지로 찾아오라고 했다거나 하는 정황은 없다. 피고인이 주거지를 비운 사이 피해자가 갑작스레 찾아와서 그날(범행일) 만나게 됐다는 점이 CCTV에서 확인됐다. 이 사건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는 걸 뒷받침한다"고 했다.
김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 질문에 대답하면서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재판 말미에 피해자 어머니는 발언 기회를 얻어 아들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증인석 마이크 앞에 앉았다. 그는 "아무것도 저항할 수 없는 등 뒤에서 비겁하게 칼을 휘둘렀다"며 "그때만이라도 저 사람(김 씨)이 정신 차리고 경찰에 신고했으면 제 딸은 반병신이 됐어도 지금 제 옆에 있었을 텐데 그것도 모자라 등 뒤에서 목을 졸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사람은 두 번 살인했다"며 "우리 딸 살릴 수 있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냐"면서 책상에 엎드려 오열했다.
시종일관 고개를 들지 않던 김씨는 피해자 어머니 통곡에 책상 밑으로 몸을 완전히 숨겼다. 재판이 진행된 20여분간 방청석에선 한숨과 흐느낌이 연신 쏟아졌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김씨는 양손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렸다. 어머니를 부축하며 침착함을 잃지 않던 피해자 남자 형제는 퇴정하는 김씨를 향해 "야 이 악마 XX야"라며 마스크 안으로 참았던 울분을 토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 오전 11시로 2차 공판기일을 지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8일 늦은 밤 서울 강서구 화곡동 거주지 오피스텔에서 피해자와 술을 마시다가 말다툼하다 피해자가 휴대전화 잠금장치 해제 요구를 거부하자 흉기로 등을 찌르고 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독자들의 PICK!
김씨 범행은 다음 날 오전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한 시간 뒤 김씨를 긴급 체포했다. 김씨는 범행 이후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선 흉기와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