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라운드업-헌재의 시간]쟁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5일 변론을 종결한 후 최종 선고만을 앞두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관계자 17명에 대한 증인신문과 검찰의 진술조서 등을 검토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파면여부를 결정할 핵심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 △계엄포고령 1호의 위헌·위법성 △군경을 투입한 국회 의결권 행사 방해 △정치인 체포지시 △영장 없는 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등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 판단은 당시 상황이 계엄 요건인 국가비상사태였는지, 선포 전 의무적으로 열어야 하는 국무회의가 절차적 요건을 갖췄는지가 핵심이다. 국회 측은 국가비상사태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윤 대통령 측은 야당의 국무위원 등에 대한 탄핵소추, 정부 예산안 삭감으로 국정이 마비돼 국가비상사태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가 절차적 요건을 갖췄는지도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국회 측은 당시 국무회의가 5분가량 형식적으로 열렸고 회의록이나 안건도 없는 데다 국회 통고 절차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의결정족수를 채웠고 실질적인 국무회의가 이뤄졌다고 맞선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0일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명확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통상적 국무회의가 아니라는 것과 형식적·실체적 흠결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와 정당의 일체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포고령 1호의 위헌성도 주요 쟁점이다. 헌법 77조에 따르면 계엄은 행정부와 사법부의 권한에 관한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지만 입법부의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윤 대통령 측은 포고령은 국회 활동금지를 실행할 의사 없이 경고성으로 작성했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1월 23일 증인신문에서 "실현 가능성은 없는데 상징성이 있으니까 놔두자고 했는데 기억나냐"고 물었고 김 전 장관은 "말씀하시니까 기억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군과 경찰에 지시해 국회의원들의 계엄해제 의결을 막고 정치인 체포지시를 내렸는지 여부는 이번 탄핵심판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 측은 질서유지를 위해 국회 출입을 통제했을 뿐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막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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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헌재 증인으로 나와 "(윤 대통령에게) '아직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8차 변론기일 증인으로 나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본청 내부로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 체포 의혹의 핵심 단서인 '홍장원 메모'를 두고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들은 체포 대상자 이름을 메모에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체포지시를 내린 사실이 없고 김 전 장관 등이 요주 인물에 대한 동향을 파악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계엄 선포 직후 계엄군을 선관위에 투입해 영장 없이 전산자료 압수를 시도한 행위도 위헌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국회 측은 헌법에 따라 계엄선포 시 영장제도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정하지만,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 사무엔 그런 예외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윤 대통령 측은 부정선거 정황이 의심돼 사실 검증을 위해 계엄군을 투입했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다섯 가지 쟁점들의 사실관계를 검토해 비상계엄 관련 위헌·위법행위가 있었는지, 또 해당 행위들이 윤 대통령을 직에서 파면해야 할 정도의 중대한 불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헌재는 2004년 탄핵심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직선거법에 위법한 행위를 했지만 파면해야 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는 취지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