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상속 신고하자마자 아파트값 폭락…상속세 신고 기준은?

[기고]상속 신고하자마자 아파트값 폭락…상속세 신고 기준은?

류성현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
2025.08.25 05:19
[편집자주] [the L] 화우 자산관리센터 전문가들이 말해주는 '상속·증여의 기술'

청구인은 2023년 1월31일 할머니의 사망으로 경기 용인시 소재 아파트 A를 상속받았다. 청구인은 2023년 7월31일 상속세 신고 당시 상속개시일로부터 약 1년8개월 전에 거래된 같은 단지 내 비교대상 아파트의 매매가액 7억5000만원(이하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아파트 A의 시가로 적용해 신고했다.

처분청은 상속세 조사 후 서울지방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청구인이 신고한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인정했다. 다만 현금 사전증여 누락분 등을 적발해 2024년 10월21일 청구인에게 상속세 1억원을 결정 및 고지했다. 이에 불복한 청구인은 같은해 12월24일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청구인은 "상속개시일 기준 아파트 A의 공동주택가격이 전년 대비 22% 하락하는 등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발생했으므로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초 신고한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분청은 "청구인이 제시한 공동주택가격 하락이 있었다는 사실 등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청구인 스스로 상속세 신고 시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적용했으므로 이것을 시가로 인정한 것은 적법하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조세심판원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1조에 따른 공동주택가격으로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보고 청구인의 손을 들어줬다. 조세심판원은 △아파트 A의 공동주택가격이 큰 폭(17~22%)으로 하락한 점 △정부가 해당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만한 명백한 외부 요인이 존재한 점 등에 따라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아파트 A의 상속 당시 시가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재산 평가 시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를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시가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내의 매매가액, 감정가액 등을 의미한다. 예외적으로 상속개시일 전 2년 이내의 기간에 발생한 유사매매사례가액 등을 시가로 볼 수 있다. 다만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에 한정된다.

결국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볼 수 있는 기간이 2년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는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조세심판원 결정을 보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은 부동산 가격지수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통계자료, 정부 고시 공동주택가격의 변동률, 기준금리와 같은 거시 경제 지표의 변화, 정부의 부동산 정책(규제지역 지정 및 해제), 평가 기준일 전후의 실제 거래사례 등을 통해 판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세심판원 결정은 납세자가 과세관청의 시가 적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때 어떤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결정은 2022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시기에 발생한 상속·증여세 사건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납세자는 오래된 유사매매사례가액이 현재의 시세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결정처럼 객관적인 경제 지표와 실제 거래사례 등을 근거로 다툴 수 있는 것이다.

반면 과세관청은 평가 기간을 벗어난 가액을 시가로 적용할 때보다 신중하고 엄격한 기준에 따라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음'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류성현 법무법 화우 파트너 변호사/사진=법무법인 화우 제공
류성현 법무법 화우 파트너 변호사/사진=법무법인 화우 제공

법무법인(유한) 화우 류성현 파트너 변호사는 국세청 사무관으로 근무하며 쌓은 폭넓은 지식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조세 자문, 조세 쟁송, 국제조세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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