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덥수룩, 지친 표정도 가족보자 활짝…"엄마 김치찌개 먹을래요"

수염 덥수룩, 지친 표정도 가족보자 활짝…"엄마 김치찌개 먹을래요"

인천=박상혁 기자
2025.09.12 17:34
12일 오후 미국에 억류됐던 우리나라 직원이 인천공항 주차타워 4층에 마련된 장소에서 가족과 상봉했다./사진=박상혁 기자.
12일 오후 미국에 억류됐던 우리나라 직원이 인천공항 주차타워 4층에 마련된 장소에서 가족과 상봉했다./사진=박상혁 기자.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직원 316명이 귀국했다. 이들은 인천공항에 별도로 마련된 남측 주차타워 지상 주차장에서 가족과 상봉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12일 오후 3시15분쯤 미국 이민당국에 체포됐다 풀려난 한국인 직원 316명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11일 오전 11시38분(현지시간)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약 15시간 만이다.

항공편에는 한국인 316명(귀국을 선택하지 않은 1명 제외)과 중국·일본·인도네시아 국적자 14명 등 모두 330명이 올랐다.

이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간단한 입국 절차를 거치고 외교부 신속대응팀에서 준비한 버스 9대에 나눠 탔다. 이후 인천공항 남쪽 주차타워 4층에 마련된 별도 공간에서 대기 중이던 가족과 상봉했다.

첫 상봉은 오후 4시쯤 이뤄졌다. 귀국자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가족과 친지, 회사 관계자 등은 박수로 맞으며 "고생 많았다" "보고 싶었다" 등 격려를 보냈다. 환호와 안도의 분위기 속에 일부는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며 준비했던 꽃다발을 건네기도 했다.

귀국자들은 긴 비행 끝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가족을 마주하자 표정이 금세 풀렸다. 20대 남성 A씨는 "갇혀 지내며 부모님과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게 가장 힘들었다"며 "집에 가서 엄마가 끓여주신 김치찌개를 먹고 푹 쉬고 싶다"라고 말했다.

협력사 직원 김정원씨(45)도 "바깥 사정을 알 수 없어 갑갑했고 구금시설에서 나온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면도 같은 건 할 수 있었지만 워낙 사람들이 많아 그냥 포기했다"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수척한 얼굴에 수염이 덥수룩한 상태였다.

이 외에도 큰딸을 기다린 가족, 아버지를 찾은 이들, 직장 동료까지 사연은 달랐지만 모두 상봉을 마치고 귀가했다. 40대 여성 김모씨는 "족쇄를 채운 채 연행되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며 "남편을 중범죄자처럼 시설에 가둔 것 자체가 억울하고 속상했다"라고 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이민당국은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근무 중이던 한국인 직원 등 약 300명을 연행해 구금시설에 억류했다. 미국 당국은 정식 취업비자가 아닌 ESTA(전자 여행 허가)나 B-1(단기 상용) 비자로 입국한 뒤 근로 활동을 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들을 10일(현지시각) 오후쯤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의 석방 연기로 하루가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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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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