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쉬는 사이 순직 해경 '홀로 사투'…근무일지 '허위 작성' 의혹

동료들 쉬는 사이 순직 해경 '홀로 사투'…근무일지 '허위 작성' 의혹

양성희 기자
2025.09.16 17:41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을 구조하다가 순직한 이재석 경사 영결식이 15일 오전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엄수됐다./사진=뉴스1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을 구조하다가 순직한 이재석 경사 영결식이 15일 오전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엄수됐다./사진=뉴스1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을 구조하다가 순직한 이재석 경사가 '왜 혼자 출동했는지'를 두고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파출소 근무일지가 실제와 다르게 작성된 정황이 드러났다.

16일 더불어민주당 해양수산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대림 의원이 해양경찰청에서 받은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근무일지'에 따르면 지난 10일~11일 야간 당직 근무자 6명은 3명씩 2개 조로 나눠 교대 근무를 서면서 3시간씩 휴게시간을 갖는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근무일지상 이 경사와 동료 2명 등 3명은 10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팀장을 포함한 나머지 3명은 11일 오전 1시부터 오전 4시까지 휴게시간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이 경사 동료들 주장에 따르면 실제로 이 경사는 10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팀장은 제외한 다른 동료 4명은 10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휴게시간을 가졌다.

근무일지에 적힌 휴게시간과 실제가 다른 것이다. 이에 사건이 발생한 11일 오전 2시엔 이 경사와 팀장만 대기 상태였고 이 경사는 현장에 혼자 출동했다. 나머지 동료들이 쉬는 사이 이 경사는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구명조끼까지 건네 구조를 시도하는 등 홀로 사투를 벌였다.

이 때문에 인력 공백이 생긴 경위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 경사 유족 측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병원에서 동료들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이 경사 가족은 동료들에게 "왜 혼자 갔느냐, 이게 맞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동료들은 "이렇게 나간 적이 없었다", "혼자 나갈 수가 없다", "10년간 일했지만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전날 기자회견으로 '해경 내부 은폐 의혹'을 폭로한 동료들은 지휘를 맡은 팀장이 자신들을 깨우지 않았다며 대응에 의문을 표했다. 이들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팀장에게 아무런 사항도 전달받지 못했다"며 "휴게시간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까지 이 경사가 위급한 상황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또한 동료들은 "영흥파출소장과 인천해양경찰서장이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사실 은폐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해양경찰청은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또한 의혹의 중심에 선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영흥파출소장, 영흥파출소 팀장 등 지휘부에 대해 대기 발령 조치했다.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을 구조하기 위해 구명조끼까지 벗어준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 경사가 순직한 가운데 11일 새벽 구조 당시 모습./영상=뉴시스(인천해양경찰서 제공)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을 구조하기 위해 구명조끼까지 벗어준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 경사가 순직한 가운데 11일 새벽 구조 당시 모습./영상=뉴시스(인천해양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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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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