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해경과 당직 선 팀장, 상급 기관에 1시간 늑장 보고…사태 악화

숨진 해경과 당직 선 팀장, 상급 기관에 1시간 늑장 보고…사태 악화

류원혜 기자
2025.09.17 06:43
지난 15일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숨진 故 이재석 경사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15일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숨진 故 이재석 경사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사진=뉴스1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혼자 구조하다 숨진 해양경찰관 고(故) 이재석 경사(34) 사건과 관련해 당시 당직 팀장이 상급 기관 보고를 제안하고 약 1시간 뒤에 실제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통신 기록과 드론 영상 등이 공개되며 초동 대처가 빨랐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사고 당시 영흥파출소 무전 기록에 따르면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42분쯤 "요구조자 확인했다. 입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당직을 선 팀장 A씨(경위)는 1분 뒤 "서(해양경찰서)에 보고하고 다른 동료를 깨워 같이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이 경사는 "물이 차서 (인원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고 회신했다. 44분쯤부터는 "물이 발목까지 차올랐다. 일단 가서 상봉하고 보고하겠다"고 했고, A씨는 "조심해서 가"라고 답했다.

57분쯤 이 경사는 "물이 허리까지 찼다. (요구조자) 구명조끼로 이동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후 무전은 3시6분쯤 알아듣기 힘든 음성을 마지막으로 끊겼다. 9분쯤 드론순찰대 조종사는 "바다에 떠 있는 경찰관이 위험해 보인다"고 신고했다.

A씨는 14분쯤 "재석아, 통화 가능하면 아무 때나 연락해 봐"라고 호출했으나 답은 오지 않았다. 3분 뒤에는 휴게를 마치고 돌아온 B씨가 현장에 투입됐다.

B씨는 "구명 서프보드라도 있어야 한다. 무동력 장비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했다. 구명 서프보드는 모터가 장착된 보드로 수심이 얕은 곳에서 구조 활동을 펼칠 때 사용하는 동력 장비다. 하지만 A씨는 "예비 키를 못 찾겠다"고 했다.

드론에는 이 경사가 3시27분까지 두 손에 장비를 쥔 채 생존수영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A씨는 30분쯤 인천해양경찰서 등 상급 기관에 보고했다. 보고 필요성을 언급한 지 47분 만이었다. 그 사이 이 경사는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B씨는 기자회견에서 "오래전부터 A씨가 상급 기관에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팀원들이 지적해 왔다"고 주장했다.

고(故) 이재석 경사가 구명 조끼를 70대 중국인에게 벗어주는 모습./영상=인천해양경찰서 제공
고(故) 이재석 경사가 구명 조끼를 70대 중국인에게 벗어주는 모습./영상=인천해양경찰서 제공

늑장 보고 이후 해경은 함정과 항공기를 투입했지만, 이 경사는 실종됐다가 같은 날 오전 9시41분쯤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외에도 이 경사는 근무일지와 달리 실제로는 A씨와 단둘이 당직을 선 것으로 확인됐다.

영흥파출소 근무일지에는 근무에 투입된 경찰관 6명 중 이 경사를 포함한 3명이 10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근무하도록 편성돼 있었다.

그러나 A씨는 이 경사를 제외한 B씨 등 4명에게 쉬라고 했고, 이들은 지시에 따라 10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휴게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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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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