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빵·성폭행 호소에도 학교는 "네가 피해라"…결국 숨진 여고생

담배빵·성폭행 호소에도 학교는 "네가 피해라"…결국 숨진 여고생

전형주 기자
2025.10.01 10:05
경북 영주시 한 특성화고에서 1학년 여학생이 입학 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학생은 생전 동급생에게 학대와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유족은 학교 측이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JTBC '사건반장'
경북 영주시 한 특성화고에서 1학년 여학생이 입학 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학생은 생전 동급생에게 학대와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유족은 학교 측이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JTBC '사건반장'

경북 영주시 한 특성화고에서 1학년 여학생이 입학 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학생은 생전 동급생에게 학대와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유족은 학교 측이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달 30일 방송에서 여학생 A양의 사망 사건을 다뤘다.

A양은 올해 영주시 한 기숙형 특성화고에 입학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된 그는 2주에 한번씩 집을 찾았고, 그런대로 5월 말까지는 잘 지내는 듯했다. 사건이 터진 건 6월 초. A양의 어깨에서 화상 자국이 발견됐는데, A양은 "배구하다 다쳤다"고 얼버무리는 등 답을 피했다.

사건의 진상은 같은 달 30일 밝혀졌다. A양은 동급생 B군으로부터 성폭력과 폭행을 당했다고 학교에 신고했고, 모친에게도 "화상 자국은 B군이 낸 담배빵"이라고 실토했다. B군과는 6월 초 교제를 시작해 한달이 조금 안 되게 교제한 사이라고 했다.

B군은 집착과 질투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A양에게 '담배빵'을 내고 싶다며 "네 몸에 내 거라는 표시가 있었으면 좋겠다", "결혼까지 할 건데 있어도 되지 않냐"고 했다. A양은 거절하다 B군의 계속되는 요구에 결국 응했다.

B군의 만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기숙사에서 쫓겨나 모텔에서 지내던 그는 A양을 수시로 모텔로 불렀다. 또 A양에게 "한번 눈 감고 그냥 자주면 안 되나", "가기 전에 하고 싶은데"라며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했다.

성폭행 후 "먼저 벗었다" 소문까지
/사진= JTBC '사건반장'
/사진= JTBC '사건반장'

만화카페에서 성폭행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친구는 "A양이 '하지 말라고 했는데, B군이 만화카페에서 강제로 바지를 벗겼다'고 했다. 누구는 소리를 지르거나 뛰쳐나오는 등 저항할 수 있지 않냐고 하는데, 피해자 옷이 벗겨진 상황에서 어떻게 그냥 나오냐"고 전했다.

또 B군이 학교에서 A양에 대해 문란하다는 소문을 퍼뜨렸다며 "A양이 먼저 옷을 벗었다고 했다. 그래서 남학생들 사이에서 A양이 (멸칭)으로 불렸다"고 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된 B군은 '담빼빵'과 모텔 출입을 강요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담배빵에 대해서는 "A양이 담배빵을 해도 괜찮다고 했다. 먼저 옷깃을 내려줬다"고 주장했다. 학폭위원이 '한번 자주면 안 되냐'는 문자메시지는 왜 보냈냐고 묻자, B군은 "성적인 내용이 아니라 그냥 잠을 자고 싶다고 한 것"이라는 궤변을 쏟아냈다.

학폭위는 B군에게 서면사과, 출석정지 10일, 학생·보호자 특별교육 6시간 처분을 내렸다. 다만 A양과 B군을 분리하는 등 조처는 하지 않았다. 결국 A양은 B군과 점심시간 급식실에서 마주치거나, B군 무리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네가 피하면 되잖아"
 /사진= JTBC '사건반장'
/사진= JTBC '사건반장'

"네가 피하면 되잖아"

A양은 학교 측에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돌아온 답은 "마주치기 싫으면 네가 나중에 먹어라"였다고 한다. 일부 교사는 심지어 A양을 '반항아'로 부르며 학생회 활동까지 정지시켰다고 유족은 주장했다.

A양의 친구들은 "선생님들도 처음엔 피해자 입장을 들어주셨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B군을 풀어줬다. B군은 너무 자유롭게 학교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교폭력 사건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학교폭력과 사망 간 연관이 있는지는 조사 중이다.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책임지겠다"고 했다.

유족은 현재 B군을 상해와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으며, 학교에 대해서도 직무유기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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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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