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늦추기 위해 군사작전 내용을 외부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의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정 전 실장과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사드는 종말 단계 고고도 지역 방어 체계를 말하며 적의 탄도 미사일이 하강할 때 직접 맞춰 파괴 하는 방어 체계다. 이는 고도화된 북한의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요격 체계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도입하기로 결정됐다.
이 사건은 감사원이 한 시민 단체의 감사 청구에 따라 사드 기지 정상 운용 의혹 등에 감사를 진행하며 시작됐다. 감사원은 감사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혐의를 발견하고 수사 요청서를 제출했고 또 그 과정에서 시민단체가 이들을 다시 고발해 병합해 수사가 진행됐다.
사드를 배치하기 위해 물자가 움직이는 작전 정보를 사드 반대단체에 누설했다는 게 이들의 혐의다. 사드 반대단체는 사드 배치 철회 등을 주장했고 관련 활동을 전개했는데 6개 주요 단체 중에는 대법원에서 국보법상 이적 단체로 본 단체들도 포함돼 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반대단체들은 군사 작전 정보를 미리 입수한 뒤 트럭·농기계 등으로 유일한 진입로를 선점한 후 몸에 체인을 감거나 자물쇠로 트럭에 몸을 묶는 방법으로 군사 작전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방부는 해당 계획의 문건에 군사 2급 비밀 등을 지정했지만 피고인들은 이를 반대단체에 사전 통보했다. 국가 방위를 책임지는 국방부에서 사드의 배치를 반대하는 단체에 일시 내용 장소 등을 누설해 반대단체는 긴급 집결 공지를 하고 외부 전문 시위대를 동원해 과격 시위를 벌였다는 것이다.
피고인들은 반대단체와 충돌을 완화하기 위해 정보를 준 것이라고 주장하나 그들이 그 정보를 미리 알았다고 하더라도 방해 행위를 중단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정 전 실장과 정 전 장관에게 2020년 5월 국방부 지역협력반장에게 군사 2급 비밀인 군사 작전 정보를 사드 반대단체에 알려주라고 지시해 이를 누설한 혐의를 적용했다.
또 검찰은 서 전 1차장에게 2018년 국방부 차관 재직 당시 2회, 2010~2021년 6회에 걸쳐 국방부 지역협력반장에게 특별취급인 군사 작전 정보(공사 자재 등 반입)를 사드 반대단체에 알려주라고 지시한 혐의를 적용했다. 또 서 전 1차장에게는 2018년 4월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이 사드 기지 내 공사 자재를 반입하라고 내린 명령을 따르지 않고 독단적으로 반대단체와 협상한 뒤 작전을 중단시킨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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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실장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공소사실 불특정 주장과 함께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아예 그날 다른 곳에 있어서 관련 행위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적법성과 투명성이라는 일반적인 원칙에 따랐다고 주장했다.
서 전 1차장의 변호인은 역시 관련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이 특정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작전 정보를 알려준 것에 대해서는 별도 통지 없이도 관련 작전이 시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주민들의 협조를 기대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관련해 범죄를 저지르려는 고의도 없었다고 했다.
다음 공판 기일은 다음달 16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