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회사에서 35년간 근무한 직원이 부당한 해고를 당했다며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해당 직원은 자신의 의사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몇 시간 뒤 사직 의사를 철회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A씨가 "부당해고 구제 신청 기각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1989년 B협동조합에 입사한 A씨는 지난해 초 C지점에 발령받았다. A씨는 조합장에게서 괴롭힘 피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실제 지난해 1월29일 업무인수차 출근했다가 호흡곤란 증세 등을 보여 다음날 새벽 응급실에 입원했다. 이에 지난해 2월8일까지 휴가를 사용하고 2월13일 출근했다.
A씨는 지난해 2월13일 출근한 지 20분 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B협동조합 인사담당 과장보가 2월14일 퇴직 결재를 받았고 이틀 뒤인 2월16일 A씨에게 전화로 퇴직 처리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A씨는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사직서를 썼고 사직서 제출 3시간쯤 뒤 철회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A씨는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출근 독촉을 받아 어쩔 수 없이 나갔다"며 "지점장을 통해 사직이 아닌 휴직 의사를 밝혔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고도 했다.
이후 A씨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했지만 "A씨 사직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지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주장을 기각하자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A씨 패소 판결을 내렸다. 사직서에 '개인사정으로 사직하고자 한다'는 문구가 자필로 적혀 있던 점, '서약서'와 '무사고 확인서'가 자필로 작성돼 지점장에게 제출된 상태였던 점 등도 기각 판결의 근거가 됐다.
이 밖에 B협동조합이 사직서 제출 다음날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를 사유로 하여 고용보험 피보험자 상실신고를 마친 점, 지점장이 "후회하지 않겠느냐, 가족과 의논을 했느냐"고 물은 점 등도 판단에 영향을 줬다.
재판부는 "증거들만으로 A씨가 사직원을 제출할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거나 사직원 제출을 통한 사직 의사의 표시가 진의에 따르지 않은 의사 표시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