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대법관 후보를 이르면 오는 26일 확정한다. 여권과 대법원이 사법개혁을 둘러싸고 맞서는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이 선택한 후보가 국회 인사청문회 등 임명 절차를 무난히 통과할지 주목된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노태악 대법관이 오는 3월3일 퇴임함에 따라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현직 판사 4명 가운데 1명을 후임 대법관 후보로 검토 중이다. 조 대법원장은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26일 최종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회의 임명 동의를 받아 취임한다.
통상 대법관 후보에는 변호사나 학계 인사 등이 포함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모두 재판 경력이 풍부한 법관들로 꾸려졌다. 법원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조 대법원장이 강조해온 '재판 실력과 경륜' 중심 인사 기조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대법원장은 그간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으로 법치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번 인선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진행되는 대법관 임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법원의 구성 변화는 곧 사법부 판결 지형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헌법상 대통령이 임명동의안 또는 임명을 거부할 권한은 없어 조 대법원장의 결정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변수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여당이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 등 사법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법원과 마찰을 빚어온 만큼 국회 동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후보 개인의 자질과 별개로 청문회에서 판결 이력과 가치관 검증 강도가 높아질 수 있고 정치적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전통적 법질서를 중시하는 중도 보수 성향의 조 대법원장이 여당이 원하는 진보 성향의 인물을 제청할지도 불확실하다.
다만 법원 안팎에선 조 대법원장이 남은 임기 동안 사법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편향된 인물은 제청하지 않는 균형 감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법조인은 "법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도 국회를 무난히 통과할 만한 후보를 선택해 사법부와 정치권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 4명의 전문 분야와 판결 성향이 각각 달라 조 대법원장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는 경기 안양 출신으로 서문여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서울행정법원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거쳤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며 배우자는 이재명 정부에서 대통령 몫으로 임명된 오영준 헌법재판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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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영 서울고법 판사는 전남 목포 출신으로 은광여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행정법원과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거친 정통 법관으로 서울고법 노동 전담 재판부에서 근무하는 등 노동 사건을 두루 다뤄 노동법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대법원 노동법 실무연구회 활동 경력도 있다.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대구 출신으로 달성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대구지법원장 등을 지냈다. 대구지법원장 재직 당시 국민참여재판 운영을 적극 지원해 대구지법이 2020년 국민참여재판 관련 최우수법원으로 선정되는 데 기여했다.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서울 출신으로 석관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특허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쳤고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대법원 공보관을 역임해 재판과 사법행정에 모두 능통한 인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