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화폰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 혐의를 받는 박종준 전 경호처장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6일 증거 인멸 혐의를 받는 박 전 경호처장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은 먼저 특검팀이 공소사실을 밝힌 후 박 전 처장의 변호인이 의견을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 전 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3명의 비화폰 통화내역과 같은 전자정보를 삭제해 윤 전 대통령 내란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처장의 변호인은 "비화폰 반납 및 보안에 따라 통상적인 조치를 한 것"이라며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했다.
이어 "전자정보가 삭제된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형사사건 증거를 인멸한다는 고의가 없었다"면서 "경호 활동을 통해 경호 대상자의 생명 보호가 목적인 것이고 비화폰 관리하며 통화내역 삭제 되는지 아닌지는 수사나 증거인멸 등이 현안이 되어있지 않는 한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인 박 전 처장도 직접 발언을 통해 "경호처장 임명 받고 3개월 만에 비상 계엄이 선포됐다"라며 "비상 계엄의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부하 직원들이 다치지 않도록 노력했고 구체적인 방법이나 기술적인 문제는 제가 잘 모르고 법을 어겨서까지 무슨 일을 하겠다는 건 추호도 없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향후 재판에서 정인규 전 국정원장 보좌관, 김대경 당시 경호처지원본부장 등을 불러 증인신문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별도로 박 전 처장과 조태용 전 국정원장 사건을 병합 심리하지는 않기로 했다. 예정대로 증인신문이 이뤄지면, 재판부는 오는 4월2일 검찰의 최종의견과 피고인 측의 최후진술을 듣는 결심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