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사별에...남성, 치매·사망위험 증가 vs 여성, 행복감 늘어

배우자 사별에...남성, 치매·사망위험 증가 vs 여성, 행복감 늘어

류원혜 기자
2026.03.17 11:19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배우자와 사별했을 때 남성은 신체적·정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반면 여성은 점차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보스턴대 공중보건대학원(BUSPH)과 일본 치바대 공동 연구팀은 2013년, 2016년, 2019년 세 차례 일본 노인평가 연구에 참여한 65세 이상 2만6000명 중 배우자 사별을 겪은 1076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정신건강의학과 SCI급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발표했다.

치매와 사망률, 우울증, 행복감 등 37가지 건강 지표와 삶의 질 변화를 비교한 결과 성별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아내를 잃은 남성은 치매 발병과 사망 위험이 커졌다. 일상생활 수행 능력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정신 건강 측면에서도 우울 증상이 늘어나고 행복감은 감소했다. 이러한 증상들은 사별하고 1년 이내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완화됐다.

연구 책임자인 시바 코이치로 보스턴대 역학 조교수 박사는 "일본을 비롯한 많은 문화권에서 남성의 삶은 직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배우자에게 정서적으로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배우자를 잃었을 때 극심한 고립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달랐다. 남편을 잃은 직후에는 행복감이 일시적으로 떨어졌지만, 이후 우울 증상이 악화하거나 신체 건강이 나빠지진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높아졌다.

시바 박사는 "여성은 남편을 돌보는 주요 보호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여성에게는 남편 죽음이 돌봄 부담에서 벗어나는 경험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우자를 떠나보낸 뒤 남녀 모두 사회 활동이 증가했지만, 사회적 지지 감소는 남성에게서만 확인됐다. 남성의 경우 사별하고 늘어난 사회 활동이 정서적 관계 형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생활 습관에도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사별한 뒤 음주량이 늘어났으나 여성은 건강 검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여성은 이전보다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사회적 역할 불균형 해소가 배우자 사별 이후 나타나는 부정적 결과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바 박사는 "배우자 사별 이후 남성은 부정적 건강 결과에 더 취약했지만 여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회복력을 보였다. 남성에게는 사별 후 첫 1년이 가장 위험한 시기이므로 가족과 친구, 의료진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노년층의 배우자 사별 이후 회복과 적응을 돕기 위해서는 성별 특성을 고려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류원혜 기자

안녕하세요. 디지털뉴스부 류원혜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