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 200여명이 실질적인 파견근로를 해왔다며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다만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한 일부 직원들은 제출된 증거만으로 실질적 파견근로 관계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16일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215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정년을 넘긴 노동자 1명의 청구는 직권으로 각하하고,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는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다른 하청 노동자 8명이 제기한 소송에서는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수행한 원고 7명의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공장 업무를 맡은 원고 1명만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협력 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원청의 지휘·명령 아래 일해왔다며, 도급 방식이 아닌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계속 사용하면 직접 고용할 의무가 부여된다. 이에 따라 2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협력 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원청의 생산 공정에 편입돼 실질적인 지휘·명령을 받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노동자들이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 파견 관계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각 협력 업체가 포스코의 기존 작업표준서를 기초로 작업표준서를 작성하고, 포스코의 기술기준·작업사양서 등을 따라 작업을 수행한 점 △포스코가 전산 관리시스템과 이메일 등을 통해 수시로 각 협력 업체에 작업의 대상, 작업 방법, 작업순서 등을 지시한 점 △포스코가 특정 작업 방식 등을 요구한 점 △선박 접안, 원료 하역·운반, 래들 관리, 롤 정비 등의 업무는 제철소 생산공정과 밀접하게 연결됐다는 점 등이 이유가 됐다.
다만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수행한 일부 노동자는 포스코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해당 협력 업체는 포장 업무의 직접적 실행 과정에 관해 독자적 경험·기술을 보유했고, 이는 작업표준서 등의 작성·변경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반영됐을 소지가 크다"고 봤다. 이어 "원고들이 포스코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포스코 소속 근로자들과 협력 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가 어느 정도 구분되고 서로 대체하는 관계에 있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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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포스코 협력 업체 직원들은 2011년부터 10차에 걸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 2차 소송은 2022년 대법원에서 노동자들의 승소가 확정됐다. 3~7차 소송은 2심에서 모두 노동자 측이 승소했다. 8~10차 소송은 1심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소송은 3·4차 소송에 해당한다.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 생산 현장에서 조업을 지원하는 협력 업체 직원 7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직고용 대상 7000명 대부분이 소송을 제기한 협력 업체 직원들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