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가두지 마십시오"…장애인의날 맞아 서울 곳곳 집회

"우리를 가두지 마십시오"…장애인의날 맞아 서울 곳곳 집회

김서현 기자
2026.04.20 17:33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투쟁단)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서십자각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사진=김서현 기자.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투쟁단)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서십자각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사진=김서현 기자.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장애인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장애인을 복지 수혜자가 아닌 권리의 주체로 규정한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안'의 국회 통과와 탈시설 정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남측 차로에서 '전국 장애인 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집회에 참석한 박준혁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탈시설-자립지원팀 팀장은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 어울리며 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전장연 등 207개 시민단체가 종로구 광화문 서십자각에 모여 결의대회를 열었다. 비가 내렸지만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고 자리를 지켰다. '우리를 가두지 마십시오'라는 슬로건 아래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이날 저녁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문화제를 열고 1박 2일간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의 날이 46주년을 맞았지만 46년 동안 장애인의 삶이 무엇이 달라졌나"라며 "유엔(UN·국제연합) 권리협약에서 보장하는 장애인들의 '자립적으로 살아갈 권리' 이행을 위해 정부에서는 입법과 예산을 통한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권리보장법의 조속한 본회의 상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장애인 헌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통과했다. 기존 관련 법들보다 우선 적용되며 장애인 관련 법률 전반의 체계성과 연계성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장애인의 기본적 권리로 존엄권, 평등권, 자기결정권, 참정권 및 정책 결정에 참여할 권리를 규정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염원했던 장애인권리보장법이 상임위원회와 법사위를 통과했지만 기존의 목표대로 20일 전에 본회의를 상정하는 결과는 이루지 못했다"며 "21대 국회에서도 상임위를 통과했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됐던 결과가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관철해내겠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애인의 이동권, 교육권 등을 보장하는 장애인권리입법과 예산 확충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인천 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의 성폭력·시설비리 인권침해 사건을 중심으로 집단 수용시설로부터의 탈시설을 요구하는 말도 나왔다.

(서울=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일대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장애인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2026.4.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서울=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일대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장애인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2026.4.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장애인 시설 내 학대 사건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오체투지에 나섰다. 오체투지는 이마와 두 팔꿈치, 두 무릎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도록 엎드려 절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북 소리에 맞춰 오체투지를 100회 반복했고 "시설 국정조사 실시" "발달장애인 국가 돌봄 시행" 등을 외쳤다.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수석부회장은 "반복되는 시설 내 학대와 성폭력을 외면하는 건 구조적 차별"이라며 "철저한 책임 규명과 책임자 처벌, 공공 법인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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