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용산구의회 갑질 방지 조례를 발의한 구의원이 최근 해당 조례의 폐기를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례가 최근 불거진 용산구의회 갑질 사건의 판단 근거가 된 상황에서 제도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15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권두성 용산구의회 의원은 지난 9일 용산구의회 운영위원회에서 갑질 조례 폐기를 건의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 용산구 갑질 조례를 발의한 장본인이다.
해당 조례는 의회 내 위계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당한 지시와 언행을 예방하고 갑질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갑질 행위 대상에 의원을 포함시키고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지체 없이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도록 규정해 책임성을 강화했다. 최근 불거진 용산구의회 갑질 사건 역시 이 조례를 근거로 심의가 진행됐다.
권 의원이 직접 만든 조례의 폐기를 건의한 배경에는 최근 불거진 용산구의회 갑질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갑질 가해자로 지목된 A 전문위원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용산구의회는 권 의원이 운영위원회에서 조례 폐기를 건의한 사실을 인정했다. 용산구의회 관계자는 "운영위원회에서 권 의원이 관련 의견을 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의회 차원에서는 조례를 폐기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머니투데이의 '조례 폐기를 추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들은 갑질 가해자로 지목된 A전문위원에 대한 직위해제와 징계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용산구의회는 A 전문위원의 갑질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의 관련 절차 반려로 사건은 A전문위원의 소속 기관인 용산구청으로 넘어가 재조사가 진행 중이다.
피해자들은 이 과정에서 징계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용산구의회가 이미 중징계 의결 요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안이 다시 용산구청의 조사 단계로 되돌아갔다"며 "갑질 신고 이후 3개월 넘게 고통과 불안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공무원노조 서울지역본부와 피해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구청에 신속한 징계 절차 착수를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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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전문위원은 부서 계약직 직원 등에게 "지잡대 출신", "어머니가 봉제공장에서 일하지 않느냐" 등의 발언을 하고 부당한 업무 지시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공적 예산인 업무추진비 약 644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용산구의회는 지난달 8일 갑질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가 직원 3명에게 한 언행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