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사망' 은마아파트 화재…'무자격 전기공사' 원인 가능성

'여고생 사망' 은마아파트 화재…'무자격 전기공사' 원인 가능성

이현수 기자
2026.07.1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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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2월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올해 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여고생 1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이뤄진 무자격 전기공사가 발화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9일 강남소방서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화재현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팀은 이번 화재 원인을 '미상'으로 결론 내렸다. 발화 원인을 가리키는 물리적 증거들이 모두 불에 타버려서다.

다만 이사 직전 진행된 인테리어 전기공사의 시공 결함이 화재의 전기적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주방 천장 내 전선들이 불안정하게 연결된데다 불연성 보호재도 씌우지 않았던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사고는 지난 2월24일 오전 발생했다. 불이 난 집 안에는 40대 어머니와 두 딸이 있었는데, 이 중 큰 딸 A양(17)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베란다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양의 어머니와 여동생은 얼굴에 화상을 입고 연기를 마시는 등 부상을 입었다.

조사팀, "안전 점검 없이 '쥐꼬리 접속' 방식 시공"
2월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2월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임대인은 화재 발생 전인 지난 1월쯤 중개업자의 권유로 세대를 전면 개보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인테리어 업체는 내벽을 허물어 주방을 넓히는 과정에서 두 공간의 조명을 하나로 합치는 전기공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작업자들은 두 전선의 피복을 벗겨 구리 선끼리 꼬아놓은 뒤 절연 테이프를 감는 이른바 '쥐꼬리 접속' 방식으로 기존 배선과 신규 배선을 접붙였다.

작업자는 해당 방식이 전용 커넥터를 압축·결합하는 방식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조사팀은 "접속부의 기계적 강도를 약화시키고 접촉 저항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배선 손상이나 접속 불량 등 시공상 결함에 의한 발화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작업자들은 전기공사업 면허가 없는 무자격자였던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 화재 예방을 위해 통상 전선에 씌우는 보호용 관도 설치하지 않았다. 조사팀은 이런 정황을 종합해 "임의로 전선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신규 전선과 노후 전선이 혼용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속적인 꼬임 접속 부위가 여러 지점 확인되며 안전 점검 없이 시공이 이뤄져 국부 발열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인테리어 업체는 관리사무소에 전기공사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계획서에는 난방, 수도, 도배 공사 등만 기재됐을 뿐 전기공사는 누락됐다. 업체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실수로 적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화재에 취약한 노후 아파트의 소방 설비 등 안전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화재 이후 안전성 논란이 커진 은마아파트는 지난 2일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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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기자

사회부 사건팀 이현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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