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20일 오후 9시30분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한 60대 남성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가 한창이었다. 아들과 며느리, 손주들, 외국인 가정교사까지 모인 평범한 생일잔치는 갑작스러운 총성과 함께 악몽으로 변했다.
남성은 미리 준비한 사제총기를 꺼내 아들을 향해 발사했고 며느리와 손주, 가정교사까지 위협했다. 범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서울 자택에 폭발 장치까지 설치해 또 다른 참사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제총기 살인 사건으로 기록된 '인천 송도 살인 사건' 가해자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 판단을 받겠다며 상고했다.
사건 당일 60대 A씨는 "잠시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며 아들 B씨(당시 34세) 집을 나와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임대 차량에서 미리 준비한 사제총기를 챙겨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B씨를 향해 두 차례 총을 발사했고 현장을 빠져나가던 독일인 가정교사를 향해서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지만 총탄이 빗나가거나 불발됐다.
이후 집 안에 있던 며느리와 손주들을 위협하던 A씨는 신고를 눈치채고 차를 이용해 서울로 도주했다. 그는 사건 발생 약 3시간 만인 서울 서초구에서 경찰에 긴급체포 됐다.
총상을 입은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체포 당시 경찰은 A씨 차량에서 사제총기 약 10정과 실탄 86발을 발견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더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 "도봉구 집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주민 105명을 긴급 대피시킨 뒤 경찰특공대를 투입했다.
수색 결과 자택에서는 신나와 시너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자동 점화장치, 타이머가 연결된 사제 폭발 장치가 발견됐다. 발화 시각은 범행 다음 날 낮 12시로 맞춰져 있었다. 경찰은 장치를 제거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수사가 이어지면서 A씨의 범행 준비 과정도 드러났다. 그는 범행에 사용한 사제총기를 온라인에서 부품을 구입한 뒤 공작소에서 직접 제작했고, 제작법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익혔다고 진술했다. 실탄은 약 20년 전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수사기관은 범행 배경도 확인했다. A씨는 과거 성폭력 범죄로 이혼한 뒤 일정한 직업 없이 전처와 아들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으며 지냈다. 그러나 전처와 아들이 서로가 각각 A씨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2023년 말부터 경제적 지원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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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은 A씨가 생활비와 유흥비가 부족해지자 "전처와 아들이 자신을 속이고 고립시켰다"는 망상에 빠져 복수를 결심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에서 A씨는 총포화약법 위반과 아들 살해 혐의는 인정했다. 그러나 가정교사와 며느리, 손주들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부인했다.
또 자택에 설치한 폭발 장치 역시 실제 방화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준비 단계에 불과하다며 '현주건조물방화미수'가 아닌 '방화예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무기징역 선고와 함께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2심에서도 무기징역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자동 점화장치는 추가 행위 없이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미 실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가정교사 등을 향한 총격 역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가 인정된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판결 직후 A씨는 상고장을 제출했고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내려지게 됐다. 구체적인 상고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주장대로 방화미수 성립 여부와 살인미수 혐의를 둘러싼 법리 판단을 다시 다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