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0억대 재력가로 알려진 예비 시어머니를 청산염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받은 30대 여성 사건에 대해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검 창원지부는 최근 '청산염 살인사건'과 관련 경남 진주경찰서에 2차례에 걸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전날 밝혔다.
30대 여성 A씨는 2020년 3월 예비 시어머니 60대 B씨 벤츠 차량에 청산염을 희석한 물이 담긴 생수병을 놓아둬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 차량은 통영대전고속도로 서진주IC 부근에서 갓길 방호벽을 긁으며 달리다 대각선으로 주행해 중앙분리대를 충돌한 뒤 다시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B씨는 뒤따르던 다른 차량 운전자에게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부검 결과 B씨는 맹독성 물질인 '청산염(청산가리)' 중독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살인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주변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B씨가 진주로 출발하기 전 예비 며느리인 A씨와 경기 용인 주거지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특히 두 사람이 예물 문제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한 경찰은 A씨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수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 주거지에서는 청산염이 담긴 비닐봉지가 발견됐고, 봉지에서는 A씨 DNA가 검출됐다. A씨가 인터넷에 '사람 죽이는 약', '화성 살인사건 범인', '30층에서 떨어지면', '베란다 쇠 교체', 추락사' 등을 검색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 경찰은 B씨 차량 사고 당시 현장을 최초 확인했던 다른 차량 운전자가 '차에 냄새가 역한 생수가 있어 구급대원에게 인계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실제 B씨가 주거지에서 출발할 때 A씨가 배웅을 하며 차에 생수병을 실어주는 모습을 포착했다.
그러나 A씨 어머니가 병원 관계자로부터 해당 생수병을 전달받은 후 이를 버리면서 생수병에 어떤 물질이 들어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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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A씨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A씨는 지난해 11월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경찰이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비닐장갑을 착용해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생수병에 청산염이 든 물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 A씨의 범행을 인정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며 증거불충분으로 결론 지었다.
또 결혼 전이기 때문에 B씨 사망으로 A씨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없으며 A씨가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태도 아니어서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수사는 초반부터 A씨가 범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며 "그에 반해 수사기관은 B씨 사망으로 이익을 받을 아들과 B씨와 금전 문제가 있던 남성, 용인 주거지에 자유롭게 출입한 B씨 가족 등에 대해 면밀히 수사하지 않아 이들의 범행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지난 15일 항소심 첫 공판 이후 내달 26일 두 번째 공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증명할 수 있는 DNA 감식과 관련해 누락된 부분이 있어 보완 수사를 요청했다"며 "억울한 죽음과 살인자가 존재하는 이번 사건에서 경찰과 적극 협력해 항소심에서 진실을 규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