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 사장이 성폭행" 10대 알바, 무혐의 결론에 사망…마지막 글은

"주점 사장이 성폭행" 10대 알바, 무혐의 결론에 사망…마지막 글은

전형주 기자
2026.08.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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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아르바이트생이 주점 사장에게 성폭행당했다며 고소했지만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불송치했다. 아르바이트생은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의신청서를 남긴 채 숨졌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10대 아르바이트생이 주점 사장에게 성폭행당했다며 고소했지만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불송치했다. 아르바이트생은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의신청서를 남긴 채 숨졌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10대 아르바이트생이 주점 사장에게 성폭행당했다며 고소했지만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불송치했다. 아르바이트생은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의신청서를 남긴 채 숨졌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지난 2월 10대 아르바이트생을 준강간한 혐의로 고소당한 40대 주점 사장 A씨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12월28일 새벽 4시쯤 자신이 운영하는 주점에서 술에 취한 채단비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채씨는 A씨가 자신을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데려가 성폭행했다며 "술을 마시고 기억을 잃었는데 A씨가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 깜짝 놀라 그를 밀치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채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5%로 조사됐다.

채씨는 주점에서 나온 직후 친구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산부인과를 찾아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두 달 만에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불송치했다. 주점 내부 CCTV 등을 토대로 채씨가 당시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CCTV에는 성관계 전후 채씨와 A씨가 여러 차례 스킨십하고, 채씨가 웃으며 주점을 나오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영상=SBS '그것이 알고 싶다'
경찰은 수사 두 달 만에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불송치했다. 주점 내부 CCTV 등을 토대로 채씨가 당시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CCTV에는 성관계 전후 채씨와 A씨가 여러 차례 스킨십하고, 채씨가 웃으며 주점을 나오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영상=SBS '그것이 알고 싶다'

채씨는 불송치 통지서를 받은 지 사흘 만인 2월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119에 "옥상에 있는데 저 떨어지면 데리러 오시면 될 것 같다. 죄송하다"고 알린 뒤 투신해 숨졌다.

숨진 채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성관계에) 동의 의사를 보인 적이 없다. 사건 이후 정신적 충격이 크다" 등의 내용이 담긴 이의신청서가 발견됐다.

유족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채씨의 의무기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채씨가 당시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었고, 음주와 약물 복용이 겹치면서 판단 능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을 충분히 살피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채씨가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간주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보완수사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지난 7일 기존의 무혐의 판단을 유지했다. 경찰은 "채씨가 숨진 것은 안타깝지만 피해 진술조서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 오선희 변호사는 "준강간 피해자의 경우 술에 취했는데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경우가 있다. '술에 안 취했으면 저런 행동을 할까'라는 관점으로 수사해야지, '멀쩡히 걸어다녔으니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고 보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피해자가 사건 당시 갑자기 'A씨와 성관계하고 싶다'고 동의한 맥락이 없다. 가해자 말이 맞는 건지 검증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 도진기 변호사는 "두 사람이 고용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그 관계를 이용한 위력간음죄는 충분히 검토될 수 있고, 성립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바로 무혐의라고 할 게 아니라, 고소인이 지목한 죄명에 구애받지 않고 그 행위가 범죄인지 여부부터 따져봐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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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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