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오는 27일 '모텔 약물 살인' 김소영 1심 선고
성범죄 트라우마 주장한 김소영…전문가 "오히려 양형에 불리할 수도"

남성들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한 '모텔 약물 살인' 김소영(20)에 대한 1심 선고가 27일 오후 진행된다. 검찰이 사형을 구형한 가운데 김소영은 법정에서 줄곧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이날 오후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소영에 대한 선고기일을 연다.
김소영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과 경기 일대 노래방과 숙박업소 등에서 남성들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1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소영에 사형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압수물을 몰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자장치 부착 기간 김소영이 남성들과 대화를 나눴는지 확인하기 위해 소유 전자기기를 분석·점검하는 등의 보호관찰 명령도 요청했다.
이번 선고에서는 김소영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 과정에서는 범행 전후 김소영의 행동과 함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일부 달라진 진술의 신빙성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결심공판에서 재판부는 지난 1월 서울 강북구 한 노래방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피해자 A씨의 휴대전화를 김소영이 사용했는지를 직접 추궁했다.
김소영은 A씨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한 적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김소영이 경찰 조사에서는 "A씨 아버지에게 연락하기 위해 A씨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을 지적하며 어떤 진술이 맞는지 재차 물었다. 김소영은 "휴대전화를 만진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김소영이 범행 전 약물을 미리 준비한 경위도 집중적으로 물었다. 김소영은 지난해 12월 경기 남양주시 한 카페 주차장에서 당시 교제 중이던 B씨에게 약물이 든 피로회복제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소영은 집에서 알약을 가루 형태로 미리 빻아 가져온 뒤 B씨와 함께 타고 있던 차량에서 몰래 피로회복제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가 알약을 미리 빻아 준비한 이유를 묻자 김소영은 "B씨가 전에도 성적인 접촉을 시도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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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은 약물을 먹은 피해자들의 사망 가능성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살인의 고의를 줄곧 부인해왔다. 과거 성범죄 피해 경험에 따른 트라우마 때문에 남성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김소영은 한 남성을 유사강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당시 경찰은 불송치 결정했다.
반면 검찰은 김소영의 챗GPT 대화 기록 등을 근거로 김소영이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법정에서 제시한 대화 기록에는 김소영이 '수면제를 과다 복용할 경우 사망할 수 있는지', '술과 수면제를 함께 복용해 쓰러진 사람을 방치하면 과실치사로 처벌받는지' 등을 질문한 내용이 담겼다. 김소영은 해당 챗GPT 대화 기록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전문가들은 김소영의 법정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면서도 검찰이 구형한 사형이 실제 선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적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이 스스로 남성들과 모텔에 있는 상황을 조성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판부가 자기방어에 따른 범행이었다는 피고인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성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해 양형에 불리하게 적용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사법 체계 특성상 무기징역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