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임차인 구해놨더니 월세 3배 요구…대법 "권리금 회수 방해"

새 임차인 구해놨더니 월세 3배 요구…대법 "권리금 회수 방해"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8.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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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기존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 권리금을 받으려는 상황에서 임대인이 기존보다 월등히 높은 월세와 보증금을 요구했다면 권리금 회수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씨가 기존 임차인 B씨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 소송과 B씨가 A씨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반소 사건에서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B씨는 2001년부터 A씨 소유 상가에서 약국을 운영했다. 2018년 임대차보증금 1억원, 월세 600만원에 재계약했고 이후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됐다.

그러던 중 A씨는 2023년 4월 월세를 24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같은 해 9월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임대차계약은 2023년 12월31일 종료될 예정이었다.

B씨는 임대차가 끝나기 전인 2023년 10월24일 신규 임차 희망자 C씨와 권리금 22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이후 A씨에게 신규 임차인을 소개하고 새 임대차계약을 협의했다.

하지만 A씨가 C씨에게 제시한 조건은 보증금 5억원, 월세 2000만원이었다. 기존 임차인이 내던 월세 600만원과 비교하면 3.33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환산보증금을 기준으로 해도 기존 조건보다 약 3.57배 높았다. 결국 새로운 임대차계약은 체결되지 않았고 사이의 권리금 계약도 해제됐다.

A씨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됐다는 이유로 건물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B씨는 임대인이 지나치게 높은 월세와 보증금을 요구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임대차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됐다고 보고 B씨에게 건물을 인도하라고 판단했다. 다만 B씨가 상가에 지출한 필요비 4400만원을 돌려받을 때까지 건물을 점유할 수 있다고 봤다.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필요비 상환 청구마저 기각하고 건물인도 청구를 받아들였다.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역시 임대인이 요구한 월세 등이 '현저히 고액'이라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전 6개월부터 종료 시까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에게 주변 상가의 월세와 보증금 등에 비춰 '현저히 고액'의 월세와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시키면 임대인은 이를 배상해야 한다.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에게 기존 임대료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권리금 회수 방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존 임대료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요구했고 주변 시세나 적정 임대료와 비교해서도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면 임대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은 여기서 말하는 현저히 고액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 주변 상가의 월세와 보증금만 볼 것은 아니라고 했다. 기존 임차인이 내던 월세·보증금과 신규 임차인에게 요구한 금액의 차이, 해당 상가의 시세와 적정 월세, 거래 관행과 경제 상황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임대인이 요구한 월세가 기존 600만원의 333%에 달하고 환산보증금 기준으로도 약 357%에 이른다며 이를 현저히 고액으로 볼 여지가 있는데도 원심이 적정 월세나 주변 시세 등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채 손해배상 청구를 배척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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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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