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살해' 정재환 "죽인 거 기억 안 나"…유족 "쓰레기 치워달라" 호소

'친구 살해' 정재환 "죽인 거 기억 안 나"…유족 "쓰레기 치워달라" 호소

류원혜 기자
2026.09.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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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시에서 함께 술 마시던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정재환(24)./사진=경북경찰청 제공
경북 경산시에서 함께 술 마시던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정재환(24)./사진=경북경찰청 제공

함께 술 마시던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정재환(24)이 법정에서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살인 고의성을 부인했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정한근)는 이날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씨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정씨 변호인은 "폭행 혐의는 인정한다"면서도 "살인과 상해, 절도 혐의는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범행에 대한 인식과 의사는 부인한다. 피해자를 살해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당시 술에 취해 있어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고의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정씨 측이 요청한 정신감정을 받아들이며 "피고인 심신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심신미약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피고인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정씨가 감형을 목적으로 정신감정을 신청한 것이라며 정신감정이 필요하지 않고 심신미약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법정에 나온 피해자 아버지는 "아들은 평범한 청년이었다. 군대에 보낸 것 말고는 제 품에서 다 키웠다"며 "그런 자식이 로드킬보다 못하게 죽었다. 아들이 처참하게 죽어 손도 잡아보지 못했다. 쓰레기는 치워달라"고 정씨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지난 4일 새벽 4시15분쯤 정씨가 범행 이후 알몸으로 편의점을 찾은 장면./사진=뉴시스
지난 4일 새벽 4시15분쯤 정씨가 범행 이후 알몸으로 편의점을 찾은 장면./사진=뉴시스

정씨는 지난 7월 4일 새벽 경북 경산시 하양읍 한 아파트 자택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 A씨(24)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정씨가 함께 있던 다른 친구를 폭행해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혐의와 범행 이후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 2개를 훔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범행 직후 정씨는 피가 묻은 알몸 상태로 아파트를 나와 약 1시간 동안 거리를 돌아다녔다. 인근 편의점에서는 계산하지 않고 바나나우유 2개를 마신 뒤 집으로 돌아왔다가 체포됐다.

정씨는 흉기에 찔린 A씨가 다른 친구에게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통화하자 휴대전화를 빼앗아 "나 귀엽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목과 어깨, 등, 복부 등 40여곳에 깊은 상처를 입어 다발성 손상에 의한 과다출혈로 숨졌다.

다음 공판 준비 기일은 오는 10월 2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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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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