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86억 중 84억, 비상장주식으로 낼게" 퇴짜…법원 판단은?

"상속세 86억 중 84억, 비상장주식으로 낼게" 퇴짜…법원 판단은?

오석진 기자
2026.10.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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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상속받은 비상장주식으로 상속세를 대신 내려던 상속인이 세무당국의 거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법원은 회사의 적자가 구조적인 데다 가족들이 주식을 보유해 국가가 일부 지분을 받더라도 처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영민)는 상속인 A씨가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물납허가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8월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2023년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회사의 주식 4850주와 서울 강남구 소재 부동산 등을 상속재산으로 신고했다. 이어 납부할 상속세 중 약 85억8895만원을 회사 주식 1797주와 부동산으로 대신 내겠다고 신청했다. 주식은 1주당 약 465만원씩 총 83억6895만원, 부동산은 2억2000만원으로 평가됐다.

물납은 세금을 현금 대신 부동산이나 주식 등으로 내는 제도다. 세무당국은 부동산에 대한 물납은 허가했지만 주식은 거부했다. 물납 신청 전 회사에 2년간 결손금이 발생해 관리·처분에 적당하지 않은 재산이라는 이유에서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씨는 회사가 보유한 자산 가치가 높고 임원 급여를 줄이면 결손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물납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속세를 산정할 때는 자산 가치를 반영해 주식을 높게 평가하면서 물납을 거부할 때는 결손 상태만 고려하는 것은 부당하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A씨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물납 신청 전 회사에 2년간 결손금이 있던 것 뿐만 아니라 2019·2020년에도 회사가 각각 영업손실을 낸 점을 고려해 결손금 발생이 구조적 문제라고 봤다.

재판부는 물납재산의 적정성을 검토한 한국자산관리공사도 결손 구조가 고착돼 향후 순자산 가치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낸 점을 고려했다. 회사가 추진하는 부동산 매각의 가능성과 수입 규모도 예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외에 회사 주식 전부를 A씨 형제 등 가족들이 보유하고 있어 국가가 물납으로 취득할 주식은 소수지분에 불과하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이런 경우 지분의 처분이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상속재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과 물납을 허용하는 것은 별개라고 설명했다. 물납을 위해서는 관리·처분의 적정성이라는 추가 요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씨가 상속세를 여러 해에 걸쳐 나눠 내 정상 납부한 것을 볼 때 주식이 아니면 납부가 어려워지는 상황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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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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