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시험 문제를 풀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건국대 학생 600여명이 중간고사를 다시 치르게 됐다. 일부 학생의 고득점 경험담이 온라인에서 논란을 키운 가운데 대학은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시험과 기말고사를 모두 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23일 건국대에 따르면 지난 19일 비대면으로 중간고사를 치른 A 교수의 담당 과목에서 AI를 이용한 부정행위 의혹이 불거졌다. A 교수는 시험 결과와 학생들의 제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생성형 AI 활용과 관련한 의혹과 정황이 확인됐다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대학 측은 우선 중간고사를 다시 실시하고 기말고사도 대면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약 600명이 수강하는 비대면 강의였다. 구체적인 부정행위가 추가로 확인되거나 관련 학생이 특정될 경우 학칙과 관련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A 교수는 "다른 학생들이 바보라서, AI 활용 능력이 떨어져서 정당하게 시험을 본 게 아니다"라며 경고의 메시지도 남겼다.
논란은 해당 과목 수강생이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 AI를 이용해 시험에서 99점을 받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면서 확산했다. 비대면 시험에서 AI를 활용한 학생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주장이 나오자 정해진 시험 환경에서 직접 문제를 푼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대학가에서는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온라인 시험의 부정행위를 어떻게 가려내고 평가의 신뢰성을 유지할 것인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험 중 AI 사용을 실시간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비대면 방식에서는 학생들의 자율적인 준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앞서 지난해에도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에서 AI를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서울대는 지난해 10월 교양 과목인 '통계학실험' 중간고사에서 다수 학생이 AI를 활용해 문제를 푼 정황을 확인하고 해당 시험 성적을 무효화한 뒤 재시험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