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의회 장악에…복잡해진 3500억달러 대미투자 '셈법'

美민주당 의회 장악에…복잡해진 3500억달러 대미투자 '셈법'

우경희 기자
입력 2026.11.05 15:48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26.11.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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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정치권 "기존합의 영향 제한적"…일각선 "투자전략 수정 불가피"
데이터센터·원전 등 사업별 정책 충돌 가능성…집행 과정이 변수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투자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트럼프가 내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뒤지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 이같이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6.10.01. /사진=민경찬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투자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트럼프가 내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뒤지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 이같이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6.10.01. /사진=민경찬

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3500억달러(약 47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둘러싼 정치권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여당 내에서는 양국 간 투자 합의가 이미 이뤄진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투자 전략과 사업별 우선순위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미국의 권력 지형 변화가 우리 정부의 대미 투자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추진해 온 투자 협상이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새로운 변수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the300에 "큰 영향이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대미 투자 정책은 이미 미국 정가를 넘어 행정부의 영역으로 무게중심이 넘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양국 정부 간 투자 합의가 체결되고 사업 진행 절차도 마련됐다"며 "중간선거 결과가 개입할 여지는 많지 않다"고 했다. 다만 관세 문제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이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투자사업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회가 개별 사업을 승인하는 구조는 아니다. 우리 정부 역시 지난 3월 대미투자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국내 투자 집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의 의회 장악을 전제로 "대미투자협정을 미국이 지키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외 문제는 대통령이 하는 것이고 의회의 관여 범위는 적다"고 말했다.

반면 투자사업의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여권의 한 정치전문가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데이터센터 투자 등에서 민주당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충돌하는 지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 인프라와 미래산업에 집중된 대미 투자 집행에도 난항이 예상돼 투자 방향 수정을 고민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투자사업에 대한 감독과 산업·환경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변수다. 행정부가 투자사업 선정 권한을 갖고 있더라도 의회의 정책 기조와 충돌하면 사업 추진이 지연되거나 경제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다. 미국 민주당은 전력 소비와 전기요금 상승, 환경 부담 등을 이유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우리 정부의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확정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로 전체 사업비만 223억달러(약 30조원)에 달한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규제 기조가 강화되면 관련 발전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원전 사업도 변수다. 한미 양국이 원전 협력의 큰 틀에는 합의했지만 세부 조건은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의회의 정책 방향과 사업 감독 기조에 따라 개별 사업의 추진 조건과 경제성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도 지난 9월 보고서에서 한미 투자 합의의 법적 성격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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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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