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에 빠진 야구선수가 기특해 보일 때도 있다. KIA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곽도규(22)가 빠른 재활의 비결로 비디오 게임을 꼽았다.
곽도규는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킨에 위치한 킨 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KIA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진행했다.
지난해 5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후 9개월 만이다. 곽도규는 1차 캠프부터 본격적인 피칭에 들어갔고 현재는 4일에 한 번씩 불펜 피칭에 나서고 있다. 이날은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의 공을 던졌다. 총 48개의 공을 던졌고 최고 구속은 시속 139㎞까지 나왔다. 이를 지켜보던 KIA 심재학 단장은 "(곽)도규야 볼 너무 빠르다. 사람들 왔다고 그러는 거야"라고 농담 섞인 우려를 할 정도로 곽도규의 컨디션은 좋았다.
이에 곽도규는 "오버 페이스 없이 단계별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웃으며 "1차 캠프에서는 구속을 올리는 단계에서 올라와야 할 부분이 날씨가 추우니까 안 올라왔다. 하지만 이제 원하는 대로 구속이 딱딱 나와주고 있다. 단장님도 좋은 마음으로 걱정해 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곽도규는 도척초-공주중-공주고 졸업 후 2023 KBO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42순위로 KIA에 입단한 좌완 스리쿼터다. 2년 차인 2024년 최고 시속 152㎞ 강속구로 필승조로 올라섰고, KIA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많은 기대를 받았던 지난해에는 팔꿈치 수술로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첫 수술과 재활에 좌절감도 컸을 터.
곽도규는 "재활했던 선배님들이 야구가 생각이 안 나게, 야구와 분리된 취미를 가지라 하셨다. 게임도 해보고 드라마도 봤는데 처음에는 힘들었다. 그래도 공을 던지고 나서부터는 재활에 조금 재미가 붙었다"고 떠올렸다.
의외의 포인트에서 재활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외국인 투수 애덤 올러가 추천해준 비디오 게임 '사이버펑크' 시리즈다. 곽도규는 "일본에서 수술하고 팔에 깁스를 했는데 손이 고정됐다 보니 (병원에서) 휴대폰을 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래도 수술하다 보니 손가락이 끝까지 다 붓는다. 처음에는 뻐근한 느낌이 들면서 내 마음대로 관절을 움직일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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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게임이 재밌었는지 묻는 말에는 "사이버펑크라고 올러가 추천해줬다. 컴퓨터 게임은 너무 못해서 내가 시작할 엄두조차 안 났다. 그런데 플레이스테이션(플스) 조이스틱이 손가락을 움직이는데 굉장히 도움 됐다. 게임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고 웃었다.

공을 던지는 순간부터는 다시 게임과 거리가 멀어졌다. 그에게 야구보다 재미있는 취미는 없었다. 곽도규는 "재활하고 운동하느라 이후에는 많은 시간을 차지하지 않았다. 게임은 초반에만 많은 도움 됐다. 오늘도 심판분들이 오셔서 실전 같아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지금 목표로 하는 게 스트라이크 존보다 하나 위에 공을 넣는 것이다. 오늘 볼이 많았는데, 볼이어도 만족하는 공이 더 많았고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도 아쉬운 공이 있었다. 재활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
올 시즌 목표는 오로지 건강하게 완주하는 것만 생각했다. 통상적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선수는 1년의 재활을 거친다. 따라서 곽도규도 6월은 돼야 챔피언스필드에 들어설 수 있다.
곽도규는 "몇 년 차가 돼도 함평이 아닌 챔피언스필드에 출근하는 건 정말 설레는 일이다. 챔필에서만 느껴지는 그 에너지가 뭘 해도 채워지지 않아서 많이 그립다. 그래서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고 동기부여도 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성적은 따로 목표로 잡지 않았다. 조금 늦더라도 완벽하게 준비해서 2026시즌 마무리를 1군에서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