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북구 일대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남성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씨의 범행 동기를 두고 왜곡된 통제 욕구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김씨(22)가 경찰 출석 일정이 연기된 사이 추가 범행한 것에 대해 "보기 드문 경우"라며 "보통 범행하다가도 경찰과 언제 만나기로 약속한 상황이면 도주하거나 추가 범행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범행 과정에서 CC(폐쇄회로)TV에 많이 노출됐다. 시간상으로 쫓기는 듯한 느낌"이라며 "경찰이 이미 자신을 용의자로 특정했기 때문에 1명이라도 더 살해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살인하고 나서 택시 기사에게 '빨리 가자'고 했다. 실제로는 집 근처 편의점 앞에 내렸다"며 "급박한 상황이 아닌데도 기사에게 빨리 가자고 한 것은 뭔가에 쫓기는 듯한 인상을 준다. (불안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김씨 범행 동기에 대해 "인간관계 사이에서 조정 통제를 하려는 욕구가 극단적으로 기이하게 변질돼 발현된 것 같다"며 "주변 사람들 진술에 따르면 도벽이 있었다고 한다. 물건을 훔친 사실이 드러나면 인간관계가 단절된다는 걸 알면서도 욕구를 통제하지 못한 걸 보면 '충동 통제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1차 범행 때 남자친구를 대상으로 실험하고, 이후 특정 메시지로 유인된 남성들을 대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기가 주도해서 계획하고 설계한 뒤 피해자들을 끌어들여 범행했다. 수동적 위치에서 벗어나 주도적 입장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자존감을 높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20대 남성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김씨에게 가장 좋은 먹잇감이었을 것"이라며 "모든 남성이 그렇진 않겠지만, 젊은 여성인 김씨가 숙박업소에서 술 마시자는 메시지를 주면 어떻게 받아들였겠냐. 뭔가 기대하는 것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범행 빈도가 상당히 짧다. 잠재적인 피해자들, 대기자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SNS(소셜미디어)에서 관계를 맺은 남성들과 경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약물들을 보면 다음 범행도 준비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19일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김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김씨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9일 강북구 일대 모텔에서 20대 남성 2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섞은 음료를 마시게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14일 경기 남양주시 한 카페 주차장에서 당시 교제하던 20대 남성에게 같은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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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처방받은 정신과 약을 숙취해소제에 타서 들고 다니다 남성들에게 건넸다"고 진술하면서도 살인 고의성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가 1차 사건 이후 약물 양을 늘렸다는 진술과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해 김씨가 살해 의도를 갖고 범행했다고 보고 당초 적용했던 상해치사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했다.
특히 김씨는 범행 전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에 '수면제랑 술을 같이 먹으면 어떤가', '얼마나 같이 먹으면 위험한가', '죽을 수도 있나' 등 질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