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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가진 자사주의 성격이 다른 만큼 벤처기업을 소각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하는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협회는 25일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 입장문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투명성 강화라는 입법 취지에는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벤처기업이 처한 특수한 경영 환경을 감안할 때 벤처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과 생존을 위한 합리적인 보완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벤처기업의 자사주 활용 목적은 일반 대기업과 근본적으로 다른 측면이 있다"며 "대기업이 주로 주가 관리와 주주환원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하는 반면 벤처기업은 기업 운영상 필수적인 목적으로 자사주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벤처기업에 자사주가 필요한 이유로 △벤처기업 특유의 지분 변동 구조 대응 △핵심 인재 확보를 위한 필요성 △위기 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보 △경영권 방어의 현실적 대안 등을 꼽았다.
협회는 "벤처기업은 공동창업자,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VC) 등 다수 이해관계자가 단계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를 가진다"며 "투자 라운드가 반복될수록 지분은 지속적으로 재편되며 창업자 이탈이나 초기 투자자 회수 요구도 빈번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때 자사주 매입을 통한 원만한 정리가 기업 연속성 유지에 중요하다"며 "만약 소각이 의무화될 경우 이 과정에서 지분이 외부로 유출돼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벤처기업의 인재 확보와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도 자사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벤처기업은 현금 보상 여력이 낮아 대기업과의 인재 경쟁에서 스톡옵션 및 성과조건부주식(RSU) 등 주식보상을 활용해야 하는데 자사주 기반 스톡옵션은 신주 발행 없이 신속한 보상이 가능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도 방지할 수 있다"며 "글로벌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국내 벤처기업도 신속하고 유연한 인센티브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벤처기업은 담보 부족으로 은행 대출이 어렵고 낮은 신용등급으로 회사채 발행이 곤란한 등 전통적 금융 접근성이 낮다"며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이라는 부담이 큰 상황에서 미리 확보해 둔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경영 위기 시 긴급하게 활용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유동성 확보 수단"이라고 밝혔다.
벤처기업에게 자사주는 사실상 최후의 경영권 안정화 수단인 일률적인 법 적용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대기업은 순환출자 구조, 계열사 간 지분 보유, 우호 지분 등 상대적으로 다양한 경영권 안정화 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나 벤처기업은 창업자 지분이 투자유치 과정에서 20~30% 수준까지 희석되는 경우가 많아 자사주 활용이 실질적으로 유일한 경영 방어 수단"이라며 "이러한 현실에서 일률적 소각 의무화는 벤처 창업자들의 경영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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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벤처기업에 있어 자사주는 단순한 재무적 자산이나 회계 항목이 아닌, 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벤처생태계가 경직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의 예외 규정을 신설하는 등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통한 실효성 있는 보완 입법 마련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국회는 25일 열린 본회의에서 상장 기업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이 신규 매입한 자사주는 1년 안에 소각해야 한다. 기존에 보유 중인 자사주는 법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