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 초반 침묵에 빠졌던 대만 야구의 방망이가 무섭게 폭발했다. 대만이 2연패 뒤 대승으로 첫 승을 장식했다. 물론 '약체' 체코를 상대로 거둔 승리라 할 수 있지만, 한국으로서는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임이 분명하다.
대만 야구 대표팀은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C조 3차전에서 체코를 상대해 14-0, 7회 콜드 게임 승리를 거뒀다.
WBC 규정에 따르면 5회까지는 15점 차 이상, 7회까지는 10점 차 이상 벌어지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대만은 모처럼 화끈한 타격 쇼를 선보이며 체코를 압도했다.
대만은 앞서 호주와 1차전에서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한 채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어 '디펜딩 챔피언' 일본전에서는 0-13으로 완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연이틀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던 대만은 이날 작정한 듯 초반부터 체코 마운드를 몰아붙이며 무력 시위를 제대로 펼쳤다.
분위기 반등에 성공한 대만은 이제 8일 낮 12시, 한국을 상대로 8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한판 대결을 벌인다.
한국으로서는 대만의 대승이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단순 비교도 가능하다. 한국이 11-4로 꺾은 팀을, 대만은 14-0 그것도 콜드 게임 승리를 거둔 셈이다. 대만이 비록 호주와 일본 상대로 패했다고 하더라도, 절대 만만치 않은 팀이라는 게 증명된 셈이다. 물론 야구는 단순 비교하기에 어려운 종목이다. 그날 선발 투수, 선발 라인업에 따라 결과의 차이가 크게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1회초 리드오프 정쭝저의 내야안타로 포문을 연 대만은 상대 실책과 장위의 적시타를 묶어 선제 2득점을 올리며 답답했던 혈을 뚫었다.
기세를 탄 대만은 2회초 이번 대회 대만 타선의 첫 장타를 만루홈런으로 장식했다. 천천웨이의 안타와 연속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스튜어트 페어차일드가 얀 노바크의 공을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 그랜드슬램을 작렬시켰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대만의 화력은 멈추지 않았다. 4회초 장위의 2타점 적시타로 8-0까지 달아난 대만은 5회 1점을 보탠 뒤, 6회초에만 대거 5점을 추가하며 14-0까지 격차를 벌려 콜드게임 요건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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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페어차일드는 만루포를 포함, 2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4득점 2볼넷에 무려 도루 3개까지 성공시키는 시쳇말로 미친 대활약을 펼쳤다. 4번 타자 장위 역시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중심 타선의 위용을 뽐냈다. 반면 한국전에서 9안타를 몰아쳤던 체코 타선은 대만 마운드의 호투에 막힌 채 단 4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3연패를 당한 체코는 탈락이 확정됐다.
체코를 상대로 첫 승을 신고하며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대만은 한국전에서 투수 운용의 숙제를 안게 됐다. 이날 선발 좡천중아오가 2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발판을 놓았으나 투구 수 55개를 기록, WBC 의무 휴식 규정(50구 이상 시 4일 휴식)에 따라 한국전 등판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에 두 번째 투수 린위민 역시 30개의 공을 던졌기에 8일 한국전에는 나설 수 없다.
현재 C조는 호주가 2승을 선점한 가운데, 숙명의 한일전 결과에 따라 순위 싸움의 향방이 요동칠 전망이다. 물론 유리한 건 한국이다. 대만은 한국전에서 패할 경우,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탈락이 확정된다. 따라서 한국전에 총력전을 펼칠 전망. 과연 한국이 대만을 상대로 8강행을 확정지을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