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차례 대회에서 3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기에 8강 탈락을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양이다. 일본 언론이 베네수엘라의 철저한 분석을 조명했다.
일본 매체 넘버웹은 17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은 '사실 치명적 약점이 들통 나 있었다'"며 베네수엘라 코칭스태프가 밝힌 코칭스태프의 전략에 대해 공개했다.
일본은 지난 15일 2026 WBC 8강전에서 베네수엘라에 5-8로 졌다. WBC 초대 대회 포함 최근 2회 연속 우승까지 가장 많은 3회 우승을 차지한 일본은 이번에 처음으로 8강에서 탈락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었기에 더욱 기대감이 컸다. 세계 최고의 선수 오타니 쇼헤이와 지난해 월드시리즈의 영웅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지난해 빅리그에서 32홈런 103타점을 터뜨린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가 있기에 3회 연속 우승 대업에 대한 욕심을 나타낼 수 있었다.
조별리그에선 4전 전승을 거두며 기세를 높였지만 8강에선 달랐다. 믿었던 선발 야마모토가 4이닝 동안 2실점했고 불펜진이 무너졌다.

스즈키가 경기 초반 부상으로 조기 교체됐고 3회 이후엔 타선이 상대 투수진에 꽁꽁 틀어막혀 고개를 숙였다. KBO리그에서 활약하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에게 2⅓이닝 동안 1안타 1볼넷 3탈삼진으로 꽁꽁 틀어막히며 점수를 뽑아내지 못한 게 뼈아팠다.
현지 언론에선 아직까지 패배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며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데 베네수엘라의 철저한 전력 분석을 이유로 꼽았다.
넘버웹은 "물론 베네수엘라는 메이저리그(MLB)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타격왕에 세 차례 오른 루이스 아라에즈(샌프란시스코), 2021년 홈런왕과 타점왕 2관왕을 달성한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등 메이저리그 굴지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선발 등판한 랑헬 수아레스(보스턴)를 포함해 선발 라인업 10명 중 절반 이상이 올스타 출전 경험이 있는 메이저리그 톱스타 군단이었다. 애초에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점은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강호가 적을 철저히 분석하고 주도면밀하게 전략을 짜왔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가. 베네수엘라는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그 해답을 똑똑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오마르 로페즈 감독의 베네수엘라는 경기 이틀 전 이례적으로 상대 분석에만 90분의 시간을 썼다. 매체는 "MLB에선 보통 시리즈에 들어갈 때 타자와 투수 분석 미팅을 하지만 길어야 30분 정도다. 그와 비교하면 얼마나 세밀하고 철저한 분석 회의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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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현미경 분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오랫동안 코치로 황동한 로페즈 감독은 오타니와 스즈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등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는데, 1점 뒤져 있던 6회 무사 1루에서 글레이버 토레스(디트로이트)가 좌전 안타를 날렸을 때 1루 주자 에세키엘 토바(콜로라도)가 3루까지 내달릴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분석 때문이라는 것. "요시다의 어깨가 약하다는 걸 고려해 공격적 주루를 시도하는 건 메이저리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전술이지만, 베네수엘라가 이 경기에서 망설임 없이 이를 실행한 것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 전술 공유가 완벽히 이뤄졌음을 증명한다"고 전했다.

야마모토에 대한 공략법도 확실히 파악하고 있었다. 1회초 1번 타자 아쿠냐 주니어가 초구 실투성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선두 타자 홈런을 날렸고 2회엔 토바가 포심을 공략해 2루타를 날렸다. 이어 토레스는 스플리터를 공략해 다시 한 번 점수를 따냈다.
카를로스 멘데스 베네수엘라 타격 코치의 발언을 통해 야마모토롤 공략할 수 있는 이유가 밝혀졌다. 그는 "우리 팀에는 야마모토와 상대해 본 선수가 몇 명 있다. 그들을 중심으로 반복해서 논의했다. 공략법의 기본은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을 공격적으로 치는 것, 그리고 낮은 공에는 방망이를 내지 않는 것"이라며 "스플리터는 그의 결정구지만 패스트볼의 위력도 대단하다. 단순히 패스트볼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낮은 공을 버리는 것, 그리고 존 안으로 들어오는 실투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투수들에 대한 분석도 완벽히 마치고 나섰다. 결론은 버릴 공은 철저히 버리고 접근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에서 뛰는 투수들의 영상을 보며 다양한 논의를 거쳤다. 정보는 충분하다. 그들은 투구의 질이 높고 존의 위아래를 넓게 활용한다. 똑같이 낮은 공은 버리고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공격적으로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5회 마이켈 가르시아(캔자스시티)는 스미다 지히로를 상대로 낮은 공은 커트해내며 치열한 승부를 펼친 끝에 유도한 실투를 공략해 투런 홈런을 날렸고 6회 윌리 아브레유(보스턴)가 이토 히로미에게 뽑아낸 스리런 홈런 역시 높은 쪽 포심이었다.
반면 일본에게선 다른 점을 느꼈다. 로페즈 감독은 "우리는 일본 감독이 불펜을 어떻게 운용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했다. 경기 중 놀란 점은, 그들이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좌타자에게 좌완, 우타자에게 우완을 붙이는 매치업을 세밀하게 하지 않았다. 반면 우리는 철저히 지켰다. 그래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