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천안, 손찬익 기자] “안방에서 대한항공이 우승하는 건 못 본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의 분노가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은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1, 2차전을 모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상황에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한 값진 승리였다.
경기 전부터 예고된 ‘분노’가 현실이 됐다.
블랑 감독은 2차전 판정 논란과 관련해 “선수들도 사람이기에 이런 상황에서는 분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노는 무섭고도 강한 힘이다. 잘 활용하면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목숨을 걸고 이기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은 그대로 결과로 이어졌다. 경기 후 블랑 감독은 “분노가 기폭제가 된 것 같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갔고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며 “팬들이 만들어준 훌륭한 분위기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상대를 제압했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이라며 “상대 팀도 변화를 주겠지만, 대한항공이 천안에서 우승하는 건 못 본다. 3차전에 이어 4차전도 반드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분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블랑 감독은 “분노가 사라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모두가 공을 들여 준비했는데 쉽게 무너지면 안 된다”며 “그동안 많이 참아왔고 인내가 다한 시점에서 분노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오늘을 계기로 지난 일은 잊고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은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오늘은 기복이 심했고 연속성이 부족했다”며 “상대가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점수 차가 벌어졌고 이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현대캐피탈이 훌륭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현대캐피탈. ‘분노’로 되살아난 반격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