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축구 5대 리그를 통틀어 최초로 남성 1군 팀 지휘봉을 잡으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마리-루이즈 에타(34) 감독이 데뷔 이후 2전 전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역사적인 행보와 별개로 소속팀 우니온 베를린은 어느덧 강등 위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에타 감독 체제의 베를린은 25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독일 분데스리가 31라운드 RB라이프치히와의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지난 볼프스부르크전에서 역사적인 데뷔전을 치렀던 에타 감독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승점을 챙기지 못하며 혹독한 사령탑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이날 패배로 베를린은 31경기 8승 8무 15패 승점 32에 머물렀다. 현재 순위는 11위지만 잔류를 안심하기엔 이르다. 강등권인 16위 장크트파울리(30경기 승점 26)와 단 6점 차다. 장크트파울리가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임을 고려하면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격차는 승점 3 차이까지 좁혀질 수 있다. 총 34경기로 치러지는 분데스리가 일정상 남은 3경기 결과가 팀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베를린은 경기 초반부터 라이프치히에 주도권을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전반 22분 만에 막스 핑크레페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고, 불과 3분 뒤인 전반 25분 호물루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수비 라인이 붕괴됐다. 지난 볼프스부르크전에서도 전반 초반과 후반 시작 직후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며 무너졌던 고질적인 문제가 재발한 셈이다.

후반전에도 반전은 없었다. 후반 18분 리들 바쿠에게 세 번째 골까지 허용하며 사실상 승기가 넘어갔다. 경기 막바지 다닐루 두키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베를린의 정우영은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도 결장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정우영은 이르면 다음 라운드에 복귀할 전망이다.
앞서 베를린은 지난주 최하위 하이덴하임에 1-3으로 패한 뒤 스테펜 바움가르트 감독을 전격 경질하는 강수를 뒀다. 이후 팀을 구하기 위해 19세 이하(U-19) 팀을 이끌던 에타 코치를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에타 감독은 선수 시절 2010년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세 차례의 여자 분데스리가 우승을 경험한 전설적인 인물로, 2023년 베를린 최초의 여성 수석 코치에 임명되며 이미 한 차례 역사를 쓴 바 있다.
데뷔전 당시 'ESPN' 등 외신에 따르면 베를린 팬들은 에타 감독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축구의 여신"이라며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베테랑 크리스토퍼 트리멜과 수비수 데릭 쾬 등 주축 선수들도 "에타 감독의 계획을 신뢰하며 함께하는 것이 편안하다"며 힘을 실어줬다. 에타 감독 본인 역시 자신의 기록보다는 팀의 생존이 우선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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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과적으로 2경기 연속 무득점 행진은 끊었으나 연패 사슬은 끊지 못했다. 에타 감독은 이제 쾰른, 마인츠,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로 분데스리가 잔류를 위한 마지막 사투를 벌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