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 루키'의 화려한 등장이자, 키움 히어로즈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이 떠오른 하루였다. '2026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주인공 박준현(19)이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박준현은 26일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박준현의 선발 데뷔전 승리는 KBO리그 역대 35번째이자, 신인 투수로서는 역대 25번째 기록이다. 특히 키움의 전설적인 에이스 안우진조차 달성하지 못했던 KBO 역대 13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1라운드 전체 1순위의 가치를 증명했다. 히어로즈 구단에서 역대 데뷔 첫 경기 선발승은 하영민, 신재영, 정현우만 해낸 대기록이다. 현재 '국내 최고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은 안우진(27)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다.
이날 박준현이 마운드 위에서 뿌린 강속구는 고척돔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박준현은 이날 최고 구속이 시속 159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을 앞세워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여기에 최고 시속 146km의 고속 슬라이더와 130km대부터 최저 125km의 날카로운 커브까지 섞어 던지며 위기를 탈출했고 기어코 무실점 경기를 만들어냈다.
경기를 마친 뒤 현장 취재진과 만난 박준현은 가장 빨랐던 공이 159km를 찍었다는 소식에 "구속이 그렇게 나올 줄 몰랐다. 아드레날린이 나온 것 같다"며 "2군에서 던졌던 구속(최고 154km)보다 훨씬 잘 나와서 만족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박준현은 데뷔 전부터 'KBO 리그 레전드' 박석민(현 삼성 라이온즈 2군 코치)의 아들로 큰 주목을 받았다. 시범경기 당시 평균자책점 16.20으로 부진하며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되는 아픔도 겪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차근차근 선발 수업을 받았다.
특별한 장면은 경기 시작 전에도 연출됐다. 이날은 키움의 심장이자 상징인 박병호(40·현 키움 잔류군 코치)의 은퇴식이 열린 날이었다. 박 코치는 특별 엔트리로 1루수로 나서 선발 투수 박준현에게 직접 공을 건넸다. 아버지 박석민과 절친한 사이인 박병호는 조카뻘인 박준현에게 "너무 신경 쓰지 말고 할 거 하라"며 긴장을 풀어줬다.
공식 기자회견장에서도 박병호는 박준현의 선발 등판에 대해 "저의 친한 형의 아들 데뷔전인데, 나름 프로 데뷔전이라 신경 쓸 것도 많을 텐데 관심을 은퇴식에 두진 않았으면 좋겠다. 멋지게 잘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은퇴식과는 별대로 잘 준비해서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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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주일 전부터 박병호 코치의 은퇴식 선발로 내정된 사실을 접한 박준현은 "코치님 은퇴식에 선발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영광스러우면서도 긴장됐다. 아까 공을 직접 받을 때 정말 떨렸는데 코치님의 말씀 덕분에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경기 후 선배들의 시원한 물세례를 만끽한 박준현은 동료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초반에 제구가 흔들릴 때 (김)건희 형이 자신 있게 던지라고 해주고 코치님들도 조언해 주셔서 5이닝을 채웠다. 뒤에 나온 형들이 잘 막아준 덕분"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고졸 신인의 패기와 159km의 광속구, 그리고 전설들의 기운을 이어받은 박준현의 등장은 2026시즌 KBO리그를 뒤흔들 강력한 서막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