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시즌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외국인 우완 투수 라이언 와이스(30·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메이저리그 선발 안착의 꿈을 뒤로하고 결국 불펜으로 밀려났다. 제한된 선발 기회를 살리지 못한 대가는 다소 냉혹했다. 와이스의 선발 자리에 지난 3월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합류를 고사해 화제를 모았던 대만 출신 우완 투수 덩카이웨이(27)가 들어간다.
휴스턴 구단은 오는 29일(한국시간)부터 열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3연전 시리즈에 나설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와이스의 탈락이다. 당초 와이스의 선발 등판 차례였던 29일 선발 투수로 덩카이웨이가 전격 낙점한 것이다.
사실 이번 시즌 와이스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휴스턴은 현재 헌터 브라운, 크리스티안 하비에르, 이마이 타츠야 등 주축 선발진이 줄부상으로 이탈하며 마운드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개막 엔트리에 승선에 성공한 와이스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아야 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최근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와이스는 모두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말았다. 지난 17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 와이스는 3⅔이닝 3피안타(1홈런) 2실점에 이어, 2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도 3⅓이닝 5피안타(1홈런) 2실점했다.
특히 22일 경기에서 와이스는 86구까지 던져봤지만 4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이번 시즌 와이스의 성적은 7경기(선발 2차례)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ERA) 6.50이다. 특히 투수 안정감의 지표라고 평가받는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2.17에 달할 만큼 매 경기 불안한 투구를 이어갔다. 피안타율 역시 무려 0.325로 높은 편이다.
결국 휴스턴이 결단을 내린 모양새다. 와이스 대신 선발로 나서는 덩카이웨이는 이번 시즌 11경기 모두 불펜으로 등판해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16으로 준수한 모습을 뽐냈다.
다만 덩카이웨이가 올해 3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은 없지만, 휴스턴은 '안정감 있는' 덩카이웨이를 먼저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현지에서는 와이스가 덩카이웨이 뒤에 롱릴리프 형식으로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상 선발 경쟁에서 와이스가 덩카이웨이에게 밀린 셈이다.
사실 덩카이웨이도 절치부심한 투수다. 지난 2024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데뷔한 덩카이웨이는 2025시즌 첫 메이저리그 선발 등판까지 마쳤다. 2025시즌 2승 4패로 성적은 그리 좋진 않았지만, 29⅔이닝 동안 39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가능성을 보였었다. 지난 1월 트레이드를 통해 휴스턴 유니폼을 입은 덩카이웨이는 지난 3월 열린 2026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만 대표팀의 차출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는 '배수의 진'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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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덩카이웨이는 "빅리그 경험을 통해 아직 개선하고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실질적인 경험을 쌓고 다음 목표를 향해 가야 한다는 확신이 굳어졌다. 불참이 내가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결정이었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는 비시즌 기간 미국의 유명 피칭 아카데미인 '트레드 어슬레틱스'에서 몸을 만들며 제구력을 가다듬는 등 철저한 준비를 거쳤고 이번 시즌 안정적인 모습을 뽐내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뛰며 KBO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투수라는 평가로 휴스턴과 계약을 맺은 와이스에게 지금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마이너리그 계약이 아닌 메이저리그 계약이긴 하지만 연봉 규모(2026시즌 260만 달러, 약 38억원)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성적 부진이 계속될 경우 휴스턴은 와이스를 마이너리그로 내리는 데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부상 투수들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점도 악재다. 이마이 타츠야 역시 최근 공을 다시 던지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있었기에 복귀가 된다면 와이스는 26인 로스터의 한 자리를 지키는 것조차 버거워질 수 있다. 한때 한화 '최강의 2선발'로 활약하며 빅리그에 입성했던 와이스가 이제는 냉혹한 현실을 넘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