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손흥민(34·LAFC) 매직이었다. 분위기 전환이 절실할 때마다 여지없이 손흥민이 빛났다. 귀중한 선제골에 극장 결승골까지 모두 이끌어낸 '멀티 어시스트' 활약에, LAFC도 북중미 최정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손흥민은 30일(한국시간) 미국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4강 1차전 톨루카(멕시코)전에 선발 풀타임 출전, 팀의 2골을 모두 도우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일등공신이 된 것이다.
답답한 경기가 이어질 때마다 여지없이 손흥민의 발끝이 빛났다. 이날 LAFC는 전반 볼 점유율이 28%에 불과하고, 슈팅도 단 2개에 그칠 만큼 안정에 무게를 두고 경기를 치렀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4강전인 데다, 2차전 원정 부담을 고려하면 승부수를 던져야 했으나 오히려 주도권을 상대에 내준 채 끌려다녔다.
그런 분위기를 뒤바꾼 건 손흥민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날카로운 문전 침투로 상대 수비를 흔들기 시작한 손흥민은 후반 6분, 귀중한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측면 크로스가 수비에 맞고 굴절돼 페널티 박스 안으로 흐르자, 손흥민은 이를 침착하게 높게 띄워 뒤로 패스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티모시 틸먼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찬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지던 LAFC가 오히려 선제골을 만들어낸 순간이었다.

두 번째 어시스트는 더 극적이었다. 손흥민과 틸먼의 합작골로 균형을 깨고도 LAFC는 후반 28분 헤수스 앙굴로에게 치명적인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고전했다. 그러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오른발이 또 빛났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을 문전으로 올렸고, 은코시 타파리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은 LAFC의 2-1 승리를 이끈 '극장 결승골'이 됐다.
자칫 4강 탈락 위기에 내몰릴 수도 있었던 경기라 손흥민의 활약상은 더욱 빛났다. 2차전 원정 부담을 고려할 때 LAFC는 반드시 이날 승리가 필요했다. 답답하던 흐름을 깨트린 선제골 어시스트는 그래서 더 의미가 컸다. 여기에 후반 중반 동점골 실점은 LAFC에 '치명타'가 될 수 있었다. 이 대회는 원정 다득점 우선 규정이 적용되는 대회라, 만약 1-1로 경기가 끝났다면 LAFC는 2차전 원정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이 따랐다. 2차전에서 0-0으로 비길 경우 톨루카가 결승으로 향하는 상황이었다. 반드시 다시 리드를 잡는 게 필요했다.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손흥민의 날카로운 프리킥 어시스트는 그래서 더 극적이었다. 덕분에 LAFC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지웠다. 1실점이 아쉽지만, 어쨌든 무승부가 아닌 승리를 따낸 만큼 2차전 원정에서는 스코어와 상관없이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 됐다. 2차전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였고, 그 결실이 결승 진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이날 손흥민의 활약상은 더 값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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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손흥민은 2개의 어시스트를 쌓으면서 대회 도움 1위로 올라섰다. 그는 앞서 레알 에스파냐(온두라스)전 3개, LD 알라후엘렌세(코스타리카)전 1개, 크루스아술(멕시코)전 1개에 이어 이날도 도움 2개를 더해 대회 어시스트 수가 7개로 늘었다. 2위와는 2개 차다. MLS를 포함하면 시즌 어시스트는 14개가 됐다. 축구 통계매체 폿몹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평점 8.6점을 주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