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회말 2-1 1사 2루.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2개. 마무리 투수가 등판해 있는 상황에 김태형(59)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돌연 그라운드로 나섰다. 투수 교체가 아니었다. 적극적인 지시는 결국 승리로 직결됐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0-1로 끌려가던 롯데는 6회초 전민재의 투런 홈런으로 2-1 리드를 잡았다. 박세웅이 6회까지 1실점으로 막아냈고 김강현(⅓이닝)과 현도훈(⅔이닝), 박정민(1이닝)이 무실점으로 9회 클로저 최준용에게 배턴을 넘겼다.
0-2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 커터까지 섞으며 공략했지만 최지훈은 끝내 2루타를 만들어냈다. 큼지막한 타구가 넘어가지 않고 우측 펜스를 직격한 것으로 끝난 게 천만다행이었다.
이후 박성한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고 최지훈은 3루까지 향했다. 이후 김태형 감독이 직접 걸어나왔다. 클로저가 등판해 있는 상황이기에 투수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았기에 의구심을 자아냈다.
김태형 감독은 수비에 손을 댔다. 1루수 고승민 대신 김세민을 투입해 3루에 배치했다. 3루수 손호영은 2루로, 2루수 박승욱은 1루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 뒤엔 내야진의 위치를 잔뜩 앞으로 당겼다. 어떻게든 3루 주자의 득점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자칫 역전 주자까지 내보낼 수 있는 위험성을 갖춘 카드였지만 성공적이었다.

정준재의 땅볼 타구가 높게 튀어올랐지만 유격수 전민재가 잡아냈다. 3루 주자를 묶어둔 뒤 1루로 송구했지만 타자 주자의 발이 더 빨랐다. 타격과 동시에 홈을 노렸다면 세이프가 될 수도 있었지만 롯데의 전진수비에 압박감을 느낀 것일까. 최지훈의 발이 묶였다.
아웃카운트는 늘리지 못했으나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다. 병살타로도 경기를 끝낼 수 있게 됐다.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봤다. 2구 몸쪽 체인지업이 파울이 되며 볼카운트 0-2에 몰렸다. 최준용은 유리한 상황을 적극 활용했다. 4구 크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졌으나 불리한 상황에서 최정의 방망이가 체크스윙 판정을 받았다. 이후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김재환이 타석에 섰고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롯데가 짜릿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김태형 감독의 과감한 기용은 7회에도 돋보였다. 박세웅의 뒤를 이어 등판한 김강현이 최지훈에게 2루타, 박성한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정준재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최정과 승부에서 카운트가 불리해지자 자동 고의4구를 택해 루상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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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이전 최대 승부처에서 김태형 감독은 우투수 현도훈을 투입했다. 김재환을 상대로 범타를 유도하기 위함이었을까. 9구 승부를 펼쳤는데 7구가 커터였다. 김재환은 연신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3차례나 파울이 됐고 결국 9번째 공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진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승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커터를 뿌렸고 포수 파울플라이로 이닝을 마치며 이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박세웅이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선발 투수의 역할을 잘 수행해줬다. 어려운 상황에서 등판한 현도훈, 마무리 최준용이 실점 없이 잘 막아줘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투수진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팀의 2타점을 홀로 만들어낸 전민재에 대해서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전민재의 2타점 결승 홈런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며 "홈팀 못지않은 응원으로 힘을 실어준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