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대역전극의 서막을 알린 김규성(29)이 전날(20일) 충격적인 패배 이후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KIA는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KT 위즈를 11-5로 완파했다. 이로써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KIA는 38승 1무 33패로 4위를 유지했다. 이번 주 1위 LG 트윈스, 2위 KT에 모두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면서 공포의 6연전을 4승 2패 우위로 끝냈다.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은 KIA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KIA는 6회까지 2-5로 KT에 끌려가고 있었으나, 7회 5득점, 8회 4득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그 시발점이 된 것이 김규성이었다. 프로 11년 차인 김규성은 올해 유틸리티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박찬호(31·두산 베어스)가 떠난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날도 KIA가 2-5로 지고 있던 7회초 선두타자 한준수, 변우혁이 연속 좌전 안타로 출루해 무사 1, 3루 찬스가 되자, 이범호 감독은 박민 대신 김규성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3루 주자 한준수가 발이 느린 상황이라 어떻게든 멀리 보내야 했다. 김규성은 땅볼을 유도하기 위해 철저히 바깥쪽 낮은 곳을 공략하는 손동현을 상대로 4구째 포크를 노려쳤다. 이 타구는 중앙 담장 가까이 날아가 희생플라이 1타점이 됐고 한준수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2루 도루에 성공한 대주자 김민규는 3루까지 도달했다.
이때부터 KIA 타선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김호령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1타점으로 한 점 만회한 뒤, 박재현과 김도영이 연속 안타로 또 1, 3루 찬스를 창출했다. 나성범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카스트로가 중전 2타점 적시타, 김선빈이 우전 1타점 적시타를 쳐 7-5 역전을 만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KIA는 8회에도 4득점 빅이닝을 연출했다. 김규성은 8회초 무사 3루에서 중전 1타점 적시타로 또 한 번 포문을 열며 한 번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스타뉴스와 만난 김규성은 "7회 들어갈 때부터 대타 준비를 했다. 희생플라이든 어떻게든 1점만 내면 분위기가 우리 쪽에 넘어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 3루 주자가 (한)준수여서 무조건 멀리 쳐야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고 7회초를 돌아봤다.
이어 "어제 일도 있고 해서 굉장히 집중하며 들어갔다. 다행히 타구도 멀리 가고 (김)민규가 도루에 이어 (내 타구에) 3루까지 와줘서 분위기가 넘어올 수 있었다. 그렇게 분위기를 가져온 게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KIA 선수단이 인상적이었던 건 이미 11-5로 승부가 기운 9회초였다. 다른 때 같으면 여유있게 플레이해도 될 점수 차였지만, 여전히 타자들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하위 타순의 한준수, 정현창이 연속 안타를 쳤고 김호령까지 안타를 치며 KT 배터리의 진을 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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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20일)의 악몽을 잊지 못한 듯한 집중력 있는 모습이었다. 전날 KIA는 9-4로 앞서던 경기를 9회말에만 6점을 내줘 경기에서 패하는 충격적인 경기를 경험했다. 이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1.78로 철벽에 가까웠던 마무리 성영탁이 한 타자도 처리 못하고 5실점한 것이어서 더욱 충격이 컸다.
이에 김규성은 "안 그래도 오늘(21일) 선수단 미팅을 했다. 서로 잘하자, 괜찮다는 격려도 있었지만, 우리 선수단이 많이 열받았었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이 나오고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형들이든 동생들이든 어제 그 경기로 정말 다들 분해 있었다"고 선수단의 각오를 전했다.
그렇게 호랑이들은 상위, 하위 타선 가릴 것 없이 장·단 20안타를 몰아치며 KT 마운드를 두들겼다. 김규성 외에도 박재현이 5타수 3안타 2득점, 나성범이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 해럴드 카스트로가 4타수 2안타 3타점, 김선빈이 5타수 2안타 1타점, 한준수가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변우혁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정현창이 2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경기 후 이범호 KIA 감독도 "타자들의 집중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7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카스트로가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기를 가져왔다. 거기에 쐐기 타점까지 기록하며 맹활약해줬다. 변우혁도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타선에 힘을 보탰고, 나성범과 김선빈도 중심타선에서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한준수와 박재현도 3안타를 때려내며 찬스를 잘 만들어줬고, 경기에 출장한 모든 타자가 잘해줬다. 마운드에서는 시라카와가 4이닝을 책임지면서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곽도규는 오늘도 1이닝을 깔끔히 막아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더해주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KIA 선수단에 이틀 연속 수원KT위즈파크 1만 8700석을 가득 채운 만원관중은 야구를 맘껏 즐길 수 있었다. 김규성은 "올해 많은 경기에 나가고 있는데 여러 포지션을 다 볼 수 있는 내 장점 때문이라 생각한다. 경기에 많이 나가는 만큼 더 팀을 위해서 준비하고 집중하려고 노력한다"라며 "이래서 야구가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는 스포츠인 것 같다. 잘될 때는 그 이상으로 행복한 스포츠인데, 못할 때는 그 반대다. 그래서 어렵다"라고 활짝 웃었다.
이범호 감독 역시 "어제 역전패로 인해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에서 모든 선수가 똘똘 뭉쳐 승리를 만들어냈다. 한 주간 선수들 정말 수고 많았고, 변함없이 응원해주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진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