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세 경기 만의 파격 선택이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LAFC)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한국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의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앞선 두 경기에서 침묵했다. 수비를 끌어내는 움직임과 침투는 좋았지만, 실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에 홍 감독은 과감하게 전술판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며, 그의 빈자리는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는 오현규(베식타시)가 채운다. 오현규는 1차전 체코전에서 교체 출전해 짧은 시간임에도 황인범의 크로스를 몸을 날려 마무리하며 극적인 결승포를 기록했고, 2차전 멕시코전에서도 박스를 직접 타격하는 저돌적인 플레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체코전 라인업을 기반으로 완성된 홍명보호의 남아공전 선발 명단은 오현규와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합류로 확 바뀌었다.
대한민국은 3-4-2-1 포메이션을 가동한다. 최전방 원톱에는 오현규가 낙점됐고, 2선에는 이번 대회 첫 선발 기회를 잡은 황희찬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배치돼 화력을 지원한다. 중원과 측면 윙백 라인은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황인범(페예노르트), 백승호(버밍엄 시티),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가 포진해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 수비진은 이기혁(강원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한범(미트윌란)이 스리백을 구축하고 골문은 김승규(FC도쿄)가 지킨다. 오현규와 황희찬을 제외하면 체코전과 완전히 동일한 구성이다.

이러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철저한 맞춤형 분석의 결과로 풀이된다. 최종전 상대인 남아공은 선수단 평균 신장이 178.8cm로 이번 대회 본선 진출국 중 두 번째로 체격 조건이 작다. 홍 감독은 187cm에 달하는 당당한 체구를 갖춘 오현규를 선발로 내세워 유럽 무대에서도 통했던 힘과 높이로 남아공의 단신 수비진을 후방에서부터 완벽하게 짓누르겠다는 계산이다.
황희찬의 첫 선발 투입 역시 측면 파괴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황희찬은 그동안 이재성(마인츠)이 활약하던 왼쪽 2선 자리에 위치할 전망이다. 이재성이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력과 연계 플레이에 강점이 있다면, 황희찬은 저돌적이고 직선적인 돌파를 선보이는 유형이다. 상대 후방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황희찬의 선발 배치로 왼쪽 측면의 공격 강도는 한층 더 매서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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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핵심 플레이메이커인 이강인과 황인범은 제 자리를 지키며 공수의 안정감을 유지하고, 윙백 라인 역시 이태석과 설영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 조직력을 공고히 했다.
벤치로 내려간 손흥민은 경기 흐름을 바꿀 치명적인 조커로 대기한다. 현재 1무 1패로 조 최하위에 처진 남아공은 32강에 진출하기 위해 오직 승리라는 단 하나의 경우의 수만 남아있다. 무조건 골이 필요한 남아공이 경기 후반 라인을 끌어올리며 조급하게 공세에 나설 때, 체력이 비축된 손흥민을 투입해 상대의 헐거워진 뒷공간을 파괴하겠다는 시나리오다.
현재 1승 1패(승점 3)로 조 2위에 위치한 한국은 남아공과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 자력 진출을 확정 짓는 유리한 고지에 있다.
